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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기사 +12

연극 '그게 아닌데', "코끼리의 배후세력은 누구인가"

 

음모 가득한 블랙코미디? ‘제14회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작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극단 청우의 창작극 ‘그게 아닌데’가 이달 7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코끼리의 탈출을 놓고 배후에 어떠한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경찰의 조사로 시작되는 ‘그게 아닌데’는 하나의 사건을 각각의 시선과 입장에서 해석하고 바라보며 그 사건의 음모를 파헤쳐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블랙코미디다. 소통과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 그 단절이 가지고 오는 코끼리와 인간의 관계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우화적으로 제시하면서 서로 다른 계층, 집단의 소통 부재를 풍자하고 있다.

이미경 작가가 그게 아닌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14회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으로 작년 김광보 연출에 의해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2005, 실제로 코끼리가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들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면 코끼리를 사살할 방침이라고 했으나 작가의 시선으로 코끼리는 겁에 질린 , 어쩔 줄을 몰라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시점의 차이를 아이디어 시작된 작품은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 계층, 집단이 마치 사람과 코끼리의 시선과 같음을 보여준다.

줄거리:

어느 ,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한다. 코끼리는 사람들을 후려치고 가게를 부수어 버리고 선거 유세장까지 쑥대밭으로 망쳐놓는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이에 조련사는 비둘기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 진술하지만 이를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코끼리 탈출 사건을 맡은 형사는 임태규 의원 선거 유세장과 그가 건설부장관 시절 만든 인공호수를 목표로 삼은 것을 보아 잔인한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주위 사람들의 진술과 조련사의 소지품으로 짐작하는 , 성행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련사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집에서 기르는 개는 물론 학교 해부용 개구리 풀어준 경험이 있으며 동물원에 취직한 것도 모든 동물을 풀어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 전개한다.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의사, 형사, 어머니 명의 논리에 점점 질려가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지친 조련사는 진실을 얘기한다.

일정: 9 7 ~ 9 23

장소: 정보소극장

 

이창환 기자 |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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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그게 아닌데'

이미경 작.김광보 연출의 연극 '그게 아닌데'의 한 장면. 의사 역 유성주(왼쪽) 배우와 조련사 역윤상화 배우. (사진=강일중)


소통부재 문제 우화적으로 풀어내

치밀한 대본, 배우들 연기 돋보여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그게 아닌데…'라는 표현은 보통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아무리 바른 얘기를 해도 사회적 강자 또는 다수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힘없는 사람은 좌절하고 만다. 저항하고 항변하고 싶지만 워낙 저쪽에서 거세게 윽박지르면 나오던 말도 쑥 들어가버리고 만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아닌데…"다. 그나마 그 말 자체도 차단당하기 일쑤다.

대학로의 정보소극장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그게 아닌데'는 그런 상황 속에 놓인 한 동물원의 조련사 얘기를 다룬 우화 같은 작품이다.

왼쪽부터 의사 역 유성주-조련사 역 윤상화-혀사 역 유재명-동료 역 강승민 배우. (사진=강일중)


이 조련사가 일하는 동물원에서 어느 날 코끼리가 탈출한다. 뛰쳐나간 코끼리는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고 유력한 대통령 선거 후보의 유세장을 일대 혼란으로 빠뜨린다.

이 연극의 무대는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찰서의 피의자 조사실. 형사는 이 사건이 단순한 코끼리의 난동이 아니라 치밀한 각본에 의해 조련사가 어떤 '몸통'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대선후보의 유세를 방해한 '정치사건'으로 몰아간다. 피의자 인권보호를 자임한 의사는 조련사가 동물과의 성적 접촉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사람일 뿐 범죄행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편다. 조련사의 동료 또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한다. 조련사는 느닷없이 성도착자가 되어버린다. 조련사를 면회하러 온 어머니 역시 엉뚱한 말로 사건을 꼬이게만 한다. "비둘기가 떼로 날자 거위가 꽥꽥대고, 그 소리에 놀라 코끼리가 달리기 시작했다"라는 조련사의 상황설명은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조련사는 그 어느 누구와도 진정한 소통을 이룰 수 없다. 다만, 어머니만은 어이없는 얘기 속에서도 사건 발생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하나 제공한다. 조련사는 어렸을 적부터 억압당하고 있는 동물이나 사람을 '풀어주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 어머니는 급기야 아들이 일을 저지른 것은 감옥에 가 죄수들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얘기까지 한다.

어머니의 이런 대사를 포함, 등장인물 각자가 막무가내로 자기주장만을 독백처럼 펼쳐내는 가운데 기지와 유머가 넘치는 대사들이 많이 있다. 부조리극 색채가 강하고, 소통부재라는 진지한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엉뚱한 대사와 장면이 웃음을 자극하면서 관극의 재미를 돋운다. 정치인·의사·학자·경찰의 그릇된 사고나 행동 관행을 조롱하는 풍자적인 내용도 대사 곳곳에 녹아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블랙코미디다.

무대는 테이블 하나와 의자 네 개만 놓여 있는 등 단출하다. 소품도 의사의 서류가방과 동물을 묶는 데 사용하는 동아줄뿐이다. 대본의 탄탄함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작품의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조련사 역의 윤상화 배우는 극 중 내내 무대에서 쉬지 않고 연기하며 나머지 네 명 배우들은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면서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부합하는 좋은 연기를 펼친다.

왼쪽이 어머니 역의 문경희 배우. (사진=강일중)

소속단체인 극단 청우의 작품뿐 아니라 외부 출연 작품들에서 늘 눈에 띄는 연기를 펼처온 윤상화 배우가 선보이는 조련사 역은 "그게 아닌데…"의 대사에서부터 마지막 장면에 코끼리가 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아들에 대한 나름의 세심한 관찰과 보호의지를 대사로 풀어내는 어머니 역 문경희 배우의 연기 또한 익살스럽고 볼만하다. 부산에서 오랜 연기활동을 하다가 대학로 무대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의사 역 유성주 배우와 형사 역 유재명 배우의 연기도 아주 자연스럽다.

신예 안무가 금배섭이 만들어낸 윤상화 배우와 강승민 배우의 코끼리 움직임 이미지도 작품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는데 기여했다.

◇연극 '그게 아닌데' = 극단 청우(대표 김광보) 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공동으로 시행한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으로 지난해 낭독공연으로 한 번 선보였다. 원래 단막극으로 쓰인 것이나 이번에 정식 무대에서 초연하면서 대본을 수정해 80분짜리 장막극으로 만든 것이다.

만든 사람들은 ▲작 이미경 ▲연출 김광보 ▲무대디자인 김은진 ▲조명디자인 이다경 ▲음악 전현미 ▲의상디자인 조문수 ▲움직임 금배섭 ▲분장디자인 길자연 ▲조연출 강현주.

공연은 정보소극장에서 오는 23일까지. 공연문의는 코르코르디움 ☎02-889-3561, 3562

소통과 대화가 꽉 막힌 조련사는 코끼리가 된다. (사진=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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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왜 동물원에서 탈출했을까

 


극단 청우 '그게 아닌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했다. 가게를 부수고 사람을 후려치는 바람에 거리는 아수라장이 된다. 코끼리는 겁에 질려 몸부림을 치는데 경찰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면 사살할 방침'이라고 한다.

극단 청우가 7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신작 '그게 아닌데'는 2005년 실제 있었던 코끼리 탈출 사건을 통해 대화와 소통의 부재를 우화적으로 그린다.

조련사는 비둘기와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진술하지만 형사는 의원의 유세장과 그가 장관 시절 만든 인공호수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아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과 조련사의 소지품을 보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하고, 조련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것을 좋아해 동물들을 풀어주려고 동물원에 취직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돼 상자무대에서 낭독공연을 통해 선보인 작품이다.

23일까지. 작 이미경. 연출 김광보. 출연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6시, 일 오후 3시.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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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여행자의 단편 모음 '말 말 말' 시리즈

 

'모든 건 타이밍' '해롤드핀터되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페르귄트'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 극단 여행자가 단편 희곡을 구성한 '말 말 말' 시리즈 '모든 건 타이밍'과 '해롤드핀터되기'를 무대에 올린다.

28일부터 공연하는 '모든 건 타이밍'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가 1980년대 후반에 작업한 대본 모음을 공동 각색으로 만든 작품. 2007년 초연 때와 달리 한국 정서와 분위기에 맞게 각색했다.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네 편의 단편을 엮어 삶의 허무와 깊이를 보여줄 예정이다.

11월 6일까지. 연출 문삼화. 출연 이우진 정하은 장현석 도광원 조찬희 박정민 이신우 이진경 허소연.

11월 9일부터는 영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해롤드 핀터의 초창기 희곡인 'Pinter'S plays'를 모티브로 공동 창작한 '해롤드핀터되기'가 이어진다.

'침묵'이라는 작품을 공연하는 작가, 조연출, 무대 스태프 등이 말하는 연극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1월 18일까지. 연출 이대웅. 출연 안태랑 김지원 김현중 강보라 한인수 이현균.

예술극장 나무와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2만원.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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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인스턴트 연극에 맞설 두 편의 연극 '모든건 타이밍', '해롤드핀터되기...

 

극단여행자제작, 공연예술단체 공연장 대관료 지원사업 참가작

단편과 단편사이, 단편과 단편의 만남기발한 해석과 발상, 엉뚱한 상상력으로 지적 즐거움 전달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2012극단여행자에서 단편의 희곡을 구성, ‘ 시리즈 기획한 작품을 무대 올린다.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가 80년대 후반에 작업한 공연 대본 모음 작품화 <모든건 타이밍>(공동각색/문삼화 연출) 해롤드핀터의 원작을 모티브로 하여 새롭게 공동창작 해롤드핀터되기(공동창작/이대웅 연출) . 이번 프로젝트 작품 안에 있는 단편 희곡들이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연결돼 각각의 작품에서 느낄 있는 긴장과 재미, 하나로 뭉쳐 만드는 전체 메시지 전달한다.

<고령화가족><게팅아웃>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문삼화 연출가 재기발랄한 열정이 돋보이는 극단여행자 신진 연출가 이대웅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 2 2색의 풍성 볼거리와 매력을 엿볼 있는 기회가 예정이다.

2012 선보이는 <모든건 타이밍> 2007 초연 다르게 한국 정서와 분위기 맞게 각색하여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 준비를 마쳤다. 반복이라는 코드 유머 감각으로 독특한 극작 세계를 이룬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의 텍스트 바탕으로 짧은 단막이 그려내는 삶의 허무와 깊이 담아내고 있다.

극단여행자 신진 연출가 이대웅 연출이 해롤드핀터 초창기 희곡인 <Pinter’S plays>를 모티브로 만든 <해롤드핀터되기>는 ‘침묵’, 그들 자신만의 ‘연극’과 ‘욕망’ 등을 통해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파괴되면서 마치 스냅샷을 연이어 보는 것과 같은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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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두뇌가 두근두근뛴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공연예술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SPAF)가 10월 5~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등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당신의 두뇌가 두근두근 뛴다!'가 캐치프레이즈인 이번 행사에서는 공연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융합 작품들과 대중의 취향을 고려한 작품 등 총 27개 작품을 선보인다. 해외 12개 작품, 국내 15개 작품이다. 장르별로는 연극 9개 작품, 무용 18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으로 폴란드의 '(아)폴로니아'(10월 5~7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사진)는 뉴밀레니엄이 10년도 더 지난 이 시점에서 홀로코스트를 되짚는다. 19세기 러시아 통치에 저항하는 뜻으로 붙이던 여자아이의 이름인 아폴로니아가 25명의 유태인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을 되새긴다.

러닝타임이 3시간45분으로 강의와 공연이 결합된 '렉처 퍼포먼스'와 라이브 음악, 서커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융합 장르다. 2009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해외 작품 중에서는 먼저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표주자인 몽펠리에국립안무센터 예술감독 마틸드 모니에가 선보이는 '소아페라'(10월 10~12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 눈길을 끈다. '솝(soap)'과 '오페라(opéra)'의 합성어로 글자 그대로 비누 거품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공연이다.

프랑스 '누벨 당스'의 주역인 모니에가 비주얼 아티스트 도미니크 피가렐라와 협업으로 이뤄낸 이 작품은 환상적인 거대 비누거품의 비주얼 이미지와 새로운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적응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융합한다.

국내 초청작 중에서는 정정아와 이경은의 JK프로젝트가 선보이는 '홈워크18'와 임지애의 '생소한 몸'(Raw Material·10월 9~10·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홈워크18'는 캐나다의 '크리스털 댄스 프라이즈(' 수상작으로 익숙한 오브제를 낯설게 대하는 태도가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생소한 몸'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안무가 임지애의 작품으로 전통의 재구성이 돋보인다.

국은미의 숨 무브먼트가 선보이는 '내밀의 무한'(10월 14~15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내밀할수록 더 거대하게 접촉할 수 있는 외부와 타인, 우주와의 교감의 밀도와 확장을 그린다.

연극 분야에서는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10월 17~19일·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출 배요섭)이 기대를 모은다. 맥베드에게 광대의 옷을 입혀 권력을 조롱하고 광란을 폭로하는 그로테스크 작품으로 2010년 초연, 지난해 서울아트마켓 'PAMS 초이스'로 선정된 바 있다.

연극 분야에 초청된 국내 작품 중 유일한 신작인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10월 25~27일·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출 이곤)는 미국의 대표적인 포스트모던 작가인 찰스 미 주니어가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투스'와 라신의 '페드라'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을 모티브로 삼았다.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된 성의 문제를 공론화시키며 이 시대의 가족과 사랑의 문제를 다룬다.

극단 몸꼴이 이끄는 7개 단체가 선보이는 복합장르 작품인 유랑축제 '숨겨진 시간들'(10월 25~27일)은 대학로 야외공간에서 선보인다.

이밖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지털아트축제 '뱅뉴메리크'의 올해 시각예술 국제경쟁부문 수상작인 타이완 아티스트 잔 지아후아의 '소마매핑Ⅱ'가 초청돼 축전 기간 아르코예술극장 로비에서 전시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주최·주관하는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사실 작품들이 쉽지 않다"면서도 "관객들에게 특별한 수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약간의 노력과 집중력, 호기심이 있으면 캐치프레이즈처럼 '두근두근' 지적인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은 당대의 철학과 미학과 관습, 테크놀러지의 소산"이라며 "과거의 명작이라도 지금의 시대에 맞는 해석을 해야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그런 작품들 위주로 꾸미고자 했다"고 전했다.

축전 무용 프로그래밍을 총괄한 안애순 예술감독은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어 미술·음악적인 개념을 들여오는 등 새로운 형태의 장르를 추구할 수 있는 작가들을 모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www.spa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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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상>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966864

 

 

동화 패러디해 악성루머 폐해 고발

배우 옥희·작가 옥희 1인2역 볼만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제목과 내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 동화를 떠오르게 한다.

그 연상대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위에 오른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샤를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동화 속 공주는 멋진 왕자의 키스로 저주의 마법에서 풀려난다. 연극 속 옥희는 영원한 잠 속에서 구원받지 못한다. 연극 속의 저주는 아무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악성 인터넷 댓글이다. 우연히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는 모두 허황되고 파괴적인 언어의 희생자가 되면서 무너져 내린다.

극 중 두 옥희는 서로 본 적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중견 여배우 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배우인 애경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온갖 악랄한 소문에 시달린다. "옥희가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 있던 애경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비방글이 인터넷에 확산된다.

한편 작가 옥희는 오랜 절필 생활 끝에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된다. 우연히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만 다를 뿐 배우 옥희와 애경 사이의 경쟁관계를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배우 옥희가 애경을 죽도록 한 것이 소설을 통해 입증됐다고 난리다. 더구나 소설의 일부 내용이 작가 옥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자살한 옥희의 친구 란이가 쓴 원고에서 발췌됐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꼬인다.

서로 다른 인물이지만 두 옥희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난다는 점이다. 결국 비방의 대상이 되고,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무책임한 공격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로 파괴된 사람들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이 연극의 재미와 흡인력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중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두 역을 모두 맡아 연기하는 데서 나온다. 이지하 배우는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역을 넘나들며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길을 헤매는 두 인물의 방황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이지하 배우는 2년 전 극·극중극·극중극 속의 극 등 3중 구조를 가진 연극 '연애희곡'(원작 고카미 쇼지·연출 이해제)에서 순간순간 연기변신을 해야 하는 방송작가 역을 순발력있게 처리해 호평을 받았었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쓴 최치언 작가의 최근 희곡들은 거의 난해한 편이다. '연애희곡'처럼 3중 구조를 가진 '미친극'(2010년 초연, 연출 이성열)이나 올해 발표된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연출 이성열), 2009년 초연된 '언니들'(연출 문삼화)이 다 그랬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의 경우 역시 복잡성을 갖고는 있지만 악성댓글의 만연 같은 인터넷 문화의 폐해 등 비교적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를 꾸몄고, 누구나 다 아는 동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작품에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영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영상을 중간중간 삽입하고, 동화에서처럼 옥희를 잠들게 하는 물레를 중요한 소도구로 사용해 장면에 대한 친숙감을 높였다.

무대 주변에 둥그렇게 둘러 나무들을 배치해 온갖 악성 소문들이 확산되는 공간, 또 옥희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공간으로서의 숲 이미지를 짙게 풍겨낸다.

옥희가 처한 상황이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사회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진단을 하는 의사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성적 호기심을 가진 인물로서 견자(見者)가 극 진행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 흥미롭다.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극단 백수광부(대표 이성열) 제작. 2011년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

만든 사람들은 ▲작 최치언 ▲연출 이성열 ▲무대 손호성 ▲드라마투르그 김옥란 ▲조명 김성구 ▲의상 박소영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영상 일러스트 우소영 ▲조연출 김은선.

출연진은 이지하·임진순·최지훈·김현영·박정민·김준태·박혁민·이태형·김경회·선은혜(동화 내레이션)·윤서정·김란희·김경회(이상 3명 동화 목소리 출연).

공연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1월22일부터 12월2일까지. 공연문의는 ☎02-889-3561, 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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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측·소문·험담 떠도는 세상, 진실은 어디에…

 

[리뷰] 극단 백수광부 '숲 속의 잠자는 옥희'
묵직한 주제와 치밀한 구성 관객 압박
마녀사냥 부추기는 한국사회 비판도

 

 

배우 이지하(오른쪽)는 극중에서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한다.

 

진실은 안개에 갇혔거나 너무 늦게 도착한다. 그 사이 우리는 미로를 헤맨다. 미로는 가시덤불 숲과 같다. 온갖 소문과 험담, 비열한 호기심이 마구 엉켜 무성한 숲에서 가시에 찔리는 희생자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 마녀의 저주로 물레에 찔려 잠 든 동화 속 공주는 왕자의 입맞춤에 깨어나지만, 이 연극의 옥희는 깨어나지 못한다.

극단 백수광부가 22일 공연을 시작한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두 옥희를 파멸시키는 이야기다. 작가 옥희와 배우 옥희의 이중구조 연극이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우연의 일치로 서로 엮이면서 무너지고 만다.

배우 옥희가 정상에 올랐을 때 친구이자 라이벌인 애경이 자살한다. 애경의 배역을 빼앗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에 시달리던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진다. 스캔들과 표절 시비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작가 옥희는 신작 소설로 재기에 성공하지만, 배우 옥희와 애경의 이야기를 꼭 닮은 작품 속 설정이 숱한 억측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시 추락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남들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믿게 된다"며 끔찍한 혼란을 토로하던 작가 옥희는 마지막 장면에서 묻는다.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 길을 잃은 걸까요?" 미로에 갇힌 것은 희생자뿐이 아니다. 안개 자욱한 가시덤불에 갇힌 채 진실을 찾아 헤매는 것은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연극은 '악플 달지 말자' 같은 계몽극이 결코 아니다.

묵직한 주제와 치밀한 구성으로 관객을 압박하는 수작이다. '미친 극' '언니들' 등 일련의 화제작을 공동 작업했던 극작가 최치언과 연출가 이성열이 다시 만났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한다. 무대를 둥글게 둘러싼 나무들은 미로 혹은 소문의 숲이 되어 두 옥희를 가둔다. 원작 동화의 주요 대목을 대형 스크린에 애니메이션으로 중간중간 상영하고, 동화에서처럼 물레가 핵심 소도구로 쓰인다. 이성적 관찰자인 견자(見者)와 정신과 의사가 등장해 극중 상황을 진단하고 흐름을 이끄는 것도 흥미로운 장치다. 12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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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무자비한 대중의 마녀사냥, 분별없는 한국사회 병폐 고발

 

창작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에서 1인 2역을 능숙하게 소화한 배우 이지하와 극이 전개되는 중간 샤를 페로의 원작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스크린. 이지하 앞의 소품은 극중 배우 옥희의 라이벌 애경이 자살하면서 옥희에게 보낸 물레다. 이 물레는 누구나 마음 깊이 감춰둔 시샘과 질투를 상징하기도 하고, 우리의 벌거벗은 욕망이 투사된 가상의 네트워크 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극단 백수광부 제공

마녀사냥은 중세 유럽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지금 한국 사회 도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 한 명을 ‘마녀’라고 단정적으로 선언하고 무리 지어 돌팔매를 가한다. 인터넷에서 무수히 벌어지는 ○○녀, △△남에 대한 신상 털기와 무차별적 인신공격은 극단적 예에 불과하다.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스타가 아차 실수만 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언어폭력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을 한탄하면서 어른들도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짓을 저지른다.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춘 창작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마녀가 등장하는 동화를 빌려 이런 한국 사회의 마녀사냥을 풍자한다.

연극의 왼편을 차지하는 4×3=12개의 대형 모니터로 구성된 스크린에는 원작 동화를 구현한 애니메이션이 토막토막 투영된다. 그리고 나목으로 숲을 형상화한 무대 복판에 있는 침대에서 한 여인이 잠들어 있다. 연극의 주인공 옥희다.



옥희는 왜 잠든 것일까. 동화에서처럼 마법에 걸린 물레의 바늘에 찔려서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저주의 마법을 건 것일까. 연극은 그 마법을 풀어 옥희를 영원의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처럼 전개된다.

하지만 극중극의 묘미를 한껏 살린 전작 ‘미친 극’의 극작가 최치언은 이야기의 물레를 돌려 소설가 옥희의 씨줄과 여배우 옥희의 날줄을 엮어놓는다. 왕년의 인기 작가였지만 표절 논란, 유부남과의 스캔들로 밑바닥까지 떨어진 옥희는 5년 만에 회심의 소설을 준비한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해 두 여배우의 질투와 갈등을 다룬 소설이다. 하지만 대학 시절 문학적 재질은 자신보다 뛰어났다고 생각했던 대학 동창 란(김현영)이 같은 소재로 쓴 원고를 놓고 간 뒤 자살하자 그 이야기의 원작자가 자신인지 란인지 혼란에 빠진다.

마침 여배우 옥희는 최근 출연한 영화의 세계적 성공으로 최고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다 한때 열등감의 원천이었던 동료 배우 애경이 축하선물로 보낸 물레를 받고 뒤이어 애경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옥희에게 찬사를 늘어놓던 여론은 애경이 옥희에게 배역을 빼앗긴 뒤 비관 자살한 것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붓는다.

여기에 작가 옥희의 신작이 옥희와 애경의 사연과 닮은꼴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그러다 배우 옥희가 영원의 잠에 빠져들자 비난의 화살은 다시 작가 옥희를 향한다. 작가 옥희는 자신의 소설이 표절이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그런 비난에 제대로 대응도 못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옥희에게 있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은 왜 같은 옥희일까. 얼핏 조금씩 달라보여도 둘의 이야기는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가 ‘악마의 방식’이라고 맹비판한 희생양 메커니즘의 무한반복에 불과하다. 욕망의 상호모방이 증폭시킨 시샘과 질투, 그 적개심 발산을 위한 무고한 희생양에 대한 집단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수반되는 죄의식을 통한 정화….

동화 속 물레에 저주를 건 마녀가 현실에선 누구일까. 두 옥희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란과 애경?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게 된 두 옥희? 아니다. 인터넷이란 욕망의 물레를 끊임없이 돌리며 희생양 메커니즘의 실을 무한히 잣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이지하는 3중 극중극 구조를 지닌 일본 번역극 ‘연애희곡’에서 보여주었던 능수능란한 변신술을 통해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를 닮은 만인(萬人)의 초상을 페이소스 짙은 웃음의 연기로 형상화해냈다. 변덕스러운 여론을 대변한 김기자 역 최지훈의 능청맞은 연기는 지켜보는 기자의 가슴을 뜨끔하게 했다. 스포츠 중계의 캐스터와 해설가 역할을 수행하며 극의 흐름을 적절히 견인한 견자(見者·이태형)와 의사(박혁민)의 기지 넘치는 만담도 볼만하다.


12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만5000원. 02-889-3561∼2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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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숲 속이 잠자는 옥희'의 한 장면. 물레 바늘에 찔린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다. (사진=강일중)

동화 패러디해 악성루머 폐해 고발

배우 옥희·작가 옥희 1인2역 볼만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떠오르게 하는 제목이다.

그 연상처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위에 오른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우리에게 익숙한 샤를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동화 속 공주는 멋진 왕자의 키스로 저주의 마법에서 풀려난다. 연극 속 옥희는 영원한 잠 속에서 구원받지 못한다. 연극 속의 저주는 아무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악성 인터넷 댓글이다. 우연히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는 모두 허황되고 파괴적인 언어의 희생자가 되면서 무너져 내린다.

극 중 두 옥희는 서로 본 적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중견 여배우 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배우인 애경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온갖 악랄한 소문에 시달린다. "옥희가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 있던 애경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비방글이 인터넷에 확산된다.

한편 작가 옥희는 오랜 절필 생활 끝에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된다. 우연히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만 다를 뿐 배우 옥희와 애경 사이의 경쟁관계를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배우 옥희가 애경을 죽도록 한 것이 소설을 통해 입증됐다고 난리다. 더구나 소설의 일부 내용이 작가 옥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자살한 옥희의 친구 란이가 쓴 원고에서 발췌됐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꼬인다.

(사진=강일중)

서로 다른 인물이지만 두 옥희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난다는 점이다. 결국 비방의 대상이 되고,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무책임한 공격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로 파괴된 사람들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이 연극의 재미와 흡인력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중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두 역을 모두 맡아 연기하는 데서 나온다. 이지하 배우는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역을 넘나들며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길을 헤매는 두 인물의 방황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이지하 배우는 2년 전 극·극중극·극중극 속의 극 등 3중 구조를 가진 연극 '연애희곡'(원작 고카미 쇼지·연출 이해제)에서 순간순간 연기변신을 해야 하는 방송작가 역을 순발력있게 처리해 호평을 받았었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쓴 최치언 작가의 최근 희곡들은 거의 난해한 편이다. '연애희곡'처럼 3중 구조를 가진 '미친극'(2010년 초연, 연출 이성열)이나 올해 발표된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연출 이성열), 2009년 초연된 '언니들'(연출 문삼화)이 다 그랬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의 경우 역시 복잡성을 갖고는 있지만 악성댓글의 만연 같은 인터넷 문화의 폐해 등 비교적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를 꾸몄고, 누구나 다 아는 동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작품에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영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영상을 중간중간 삽입하고, 동화에서처럼 옥희를 잠들게 하는 물레를 중요한 소도구로 사용해 장면에 대한 친숙감을 높였다.

무대 주변에 둥그렇게 둘러 나무들을 배치해 온갖 악성 소문들이 확산되는 공간, 또 옥희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공간으로서의 숲 이미지를 짙게 풍겨낸다.

옥희가 처한 상황이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사회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진단을 하는 의사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성적 호기심을 가진 인물로서 견자(見者)가 극 진행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 흥미롭다.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극단 백수광부(대표 이성열) 제작. 2011년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

만든 사람들은 ▲작 최치언 ▲연출 이성열 ▲무대 손호성 ▲드라마투르그 김옥란 ▲조명 김성구 ▲의상 박소영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영상 일러스트 우소영 ▲조연출 김은선.

(사진=강일중)

출연진은 이지하·임진순·최지훈·김현영·박정민·김준태·박혁민·이태형·김경회·선은혜(동화 내레이션)·윤서정·김란희·김경회(이상 3명 동화 목소리 출연).

공연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음달 2일까지. 공연문의는 ☎02-889-3561, 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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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2011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된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가 11월 22일부터 12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악플로 얼룩진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Sleeping Beauty)’를 패러디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연극의 주인공인 배우 김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이였던 배우 애경에게 물레가 담긴 소포를 받는다. 이후 갑작스런 애경의 죽음으로 배우 옥희를 둘러싼 악랄한 소문과 유언비어들이 인터넷에 유포되는 한편, 동명의 작가 김옥희가 오랜 절필 끝에 새롭게 출간한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가 배우 김옥희와 애경의 이야기가 일치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공연 관계자는 “무책임한 공격성, 존재의 불안정성,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일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 마녀사냥 하듯 진행되는 인터넷 토론 문화 등 진실이 무엇인지 갈수록 헛갈리게 되는 혼란과, 그 속에서 상처 받는 사람들, 더 나아가 상처 속에 잠든 이들의 문제를 되돌아 본다”고 전했다.
 
이 연극으로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미친극>, <언니들>, <삼국유사 프로젝트 -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단 백수광부의 임진순, 최지훈, 김현영, 박정민, 김준태, 박혁민, 이태형 등이 출연한다.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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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불안에 잠식된 현대인의 자화상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극단 백수광부는 오는 22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공연한다.

'미친극' '언니들'에 이어 최근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를 선보였던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 콤비가 새로 선보이는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악성 댓글로 물든 인터넷 문화를 꼬집는다.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이 작품은 대중의 마녀 사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비상식적인 현실을 담았다.

또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의심과 불안에 잠식돼 길을 잃은 현대인의 자화상을 함께 그렸다.

한참 주가를 올리던 중견 배우 김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애경에게 물레가 담긴 소포를 받는다. 애경이 갑작스럽게 죽자 옥희를 둘러싼 악랄한 소문과 유언비어가 유포된다.

동명 작가 김옥희가 오랜 절필 끝에 새로 출간한 소설은 배우 김옥희와 애경의 이야기와 그대로 일치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은 언론과 누리꾼에 의해 얽히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김옥희와 작가 김옥희로 1인 2역을 한다.

다음 달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7시, 일 오후 3시. 2만5천원. ☎02-889-3561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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