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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개인의 모든 진실을 파헤쳐내는 것이 과연 옳은 일일까” 연극 ‘싸움꾼들’
연극 ‘싸움꾼들’ 배우 유성주
  

 

이소연 기자
 
 

 

세상이 발전하면서 인간의 통제욕은 정신적인 것으로 귀결됐다. 사람의 심리를 연구한다는 것에는 인간의 심리를 통제하고 싶다는 욕구가 반영되어 있다. 정신적으로 아픈 사람을 고치자면 인간의 정신을 모두 알아야하고, 그를 위해 인간을 대상으로 한 실험이 진행된다. 치료를 명목으로 한 실험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치료자나 환자 모두 한 가지 방식만이 절대적으로 옳다는 신념을 가지고 말이다.
 
약육강식의 세상, 약자는 강자에게 이용당한다. 정신적인 폭력은 헤어 나오기도 힘들고, 더 잔인하다. 살인자의 트라우마를 치료하는 과정을 담은 연극 ‘싸움꾼들’의 배우 유성주에게 물었다.
 
- 연극 ‘싸움꾼들’에서 맡은 역할은 어떤 캐릭터인가.
 
‘최교수’라는 역으로, 가족은 제쳐놓고 일과 성공에 집착하는 인물이다. 상처 입은 사람들이 감추고 싶어 하는 것을 세상에 드러내 자신의 성공으로 만들어낸다. 이 작품에서 ‘최교수’가 파헤치려고 하는 상대는 트라우마를 가진 ‘청년’이다. 
 
- 연습에 매진하고 있다고 들었다. 연습하며 가장 중점을 두는 부분은 무엇인가?
 
이 연극은 이야기 구조가 복잡하다. 일반적인 스토리텔링으로 관객들에게 쉽게 전달되지 않는다. 현실과 비현실적인 영역들이 뒤섞여 있는데 이를 어떻게 잘 전달할 것인가가 중점이다. 중심인물이 청년이다. 청년의 꿈과 허상, 잊힌 기억들이 현실이 교차 반복되면서 최교수가 이 기억들을 끌어낸다. 기억을 끌어내는 과정이 격투기 장면을 중심으로 흘러간다. 마치 연구실에서 심리치료를 하는 과정과 비슷하다. 음향, 반복적 동작, 연기 등으로 비현실과 현실의 경계를 잘 드러내려 노력했다.
 
- 이 캐릭터를 연기하는데 모티브를 얻은 매개체가 있나?
 
다른 작품에서 모티브를 찾지는 않았다. 오히려 나와 주변 사람들이 보이는 성향들, 생각들을 역할에 맞춰 도용했다.
  
 

- ‘청년’과 ‘최교수’의 모습에서 무엇을 볼 수 있었나?
 
이 작품을 분석하면서 든 사례가 있다. 트라우마를 가진 살해범을 대상으로 한 교수가 연구논문을 발표했다. 이 범죄자는 자신이 누군가를 살해했다는 기억이 없었다. 트라우마를 치료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하면서 범죄자는 살인의 기억을 찾게 되었다. 결과적으로 살인범은 죄책감을 얻어 더 힘든 인생을 살게 되었다.
 
이 사례는 극단적인 면이 있기는 하다. 하지만 사람에게는 누구나 숨기고 싶은 개인사가 있다. 이를 알고 싶은 욕구 때문에 파헤치는 것이 과연 옳은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때로는 덮어두는 것이 개인의 삶에는 더 이롭지 않을까.
 
-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어떤 것을 말하고 싶나.
 
최교수는 자기 성찰을 하기보다는 타인을 분석하는데 더 집중하는 인물이다. 그의 능력을 오직 그의 성공만을 위해 사용한다. 자신이 한 행동이 타인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는 생각하지 않는다. 최교수를 통해 자신을 돌아보지 않는 인물이 어떤 모습인가를 볼 수 있다.
 
사회적인 지위와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신들의 시각으로만 세상을 바라보지 않았으면 한다. 스스로를 돌아보고 타인에게 미칠 결과를 생각한다면 그들의 능력을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 연극 ‘그게 아닌데’는 지난번 작품인 연극 ‘그게 아닌데’와 연결고리가 있나.
 
연극 ‘그게 아닌데’와 ‘싸움꾼들’은 다른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스토리와 표현 방식 등 여러 가지 면에서 다르다. 물론 연극 ‘그게 아닌데’에서도 내 역할은 정신과 의사였다. 하지만 연극 ‘그게 아닌데’에서는 정신과 의사가 상대를 조정해 원하는 상황을 만들고자 한다. 연극 ‘싸움꾼들’에서는 청년이 가지고 있는 것을 그대로 파헤쳐낸다. 접근 방식이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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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싸움꾼들'

 


'싸움꾼들'의 한 장면. 퀵27호 역의 남수현-최교수의 딸 역 문하나 배우. (사진=강일중)

 


벼랑 끝에서 삶을 버티는 사람들 얘기

논리적 이해 어려운 대신 이미지 뚜렷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실상과 허상이 마구 뒤섞인다. 무대는 전혀 변하지 않은 채 등장인물의 현실과 환영(幻影)의 장면이 빠른 속도로 뒤바뀌며 펼쳐진다. 어느 것이 실제 벌어지고 있는 일이고, 어느 것이 등장인물의 과거사 또는 악몽의 내용인지 그 경계조차 불투명하다.

대학로의 설치극장 정미소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싸움꾼들'은 논리적으로는 이해하기 힘든 작품이다. 개연성을 따진다면 1시간이 채 안 되는 공연시간이 힘들게 느껴질 수 있다. 대신 개별 장면이 주는 이미지는 뚜렷하고 투명하다.

등장인물들은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저마다 마음에 깊은 상처를 안고 산다. 그 상처는 시도 때로 없이 도진다. 고통스러운 삶 속에서 좌절하고 분노할 때는 어김없다. 각자는 내면의 절규를 서로 다른 방식으로 표출해낸다.



 

퀵27호 역의 남수현(왼쪽) 배우와 최 교수 역의 유성주 배우. (사진=강일중)

 


주인공은 '퀵 27호'라고 불리는 청년. 퀵 서비스 기사다. 오토바이를 타고 호출 목적지로 빨리 달리는 것만이 그에게 생존의 의미를 준다. 거의 중독 단계라고 할 수 있는 달림이 멈춰진다는 것은 그에게는 죽음이나 다름없다. 그에게 장애물이 나타났을 때 홀연히 그 앞에 환영처럼 모습을 드러내는 것은 그의 엄마. 엄마에게 의지하고 싶어도 그는 엄마를 잡을 수 없다. 손을 뻗치면 엄마는 뒷걸음쳐 사라지고 만다.

엄마는 청년에게 최 교수를 만나보라고 한다. 남의 아픔을 상담하는 역할을 하는 최 교수는 퀵 27호를 이종격투기의 세계로 안내한다. 이종격투기 링 안에서 퀵 27호는 상대인 마스크를 대상으로 싸우나 번번이 맞고 쓰러진다. 그는 퀵 서비스 기사로서의 현실의 삶과 이종격투기 선수로서의 허상의 삶을 구분하지 못한 채, 매일 살기 위해 달리고 죽을 정도로 싸운다. 그는 늘 패배자다. 최 교수는 그런 결과에 아랑곳하지 않고 퀵 27호를 링으로 내몬다.

이런 장면들을 통해 이 작품은 "산다는 것은 견디는 것"을 얘기하면서 벼랑 끝에서 삶을 버티고 있는 사람들의 모습을 그려낸다.

실은 만년 강사인 최 교수 자신이 이 사회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는 패배자다. 딸은 그의 위선을 끝없이 조롱하고, 아내는 분홍 빛깔의 수면제 없이는 잘 수가 없다. 딸 역시 최 교수의 상담 대상인 퀵 27호 안에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한다. 또 여기에 매일 밤 자면서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꿈꾸듯 울고 신음하며 괴로워하는 퀵 27호를 연민하는 이웃 여자가 끼어든다. 각 등장인물은 대사를 통해 자신의 마음속에 자리잡고 있는 깊은 상처의 편린들을 드러낸다.

퀵 27호는 엄마를 괴롭힌 아버지를 죽인 뒤 집에 불을 지른 과거에서 헤어나오지 못한다. 이 작품의 무대는 불에 타 폐허가 된 집의 이미지로 디자인됐으며 무대 가운데에 이종격투기 시합이 벌어지는 사각링이 있다. 퀵 27호가 마스크와 죽도록 싸우는 사각링에서는 죽음 또는 묘지의 느낌이 풍긴다.

바이올린과 첼로 등 현악기를 중심으로 한 느린 속도의 현악이 음산함의 깊이를 더하는 역할을 한다. 퀵 27호가 주로 무대 중앙에서 연기를 하는 가운데 다른 등장인물들은 무대 좌우측의 의자에 1열로 앉아 자신의 역할이 돌아올 때 사각링의 중심으로 들어오는 연출이 독특했다. 또 퀵 27호와 마스크와의 이종격투기 경기 장면이 박진감있게 전개되면서 극을 보는 재미를 보탰다. 움직임지도와 무술지도 전문가가 제작과정에 투입돼 장면의 시각적 완성도를 높인 점이 눈에 띈다.


 

퀵27호 역의 남수현 배우와 엄마 역의 문경희 배우. (사진=강일중)

 


지난 7일의 첫날 공연 때는 퀵 27호 역의 남수현 배우가 좋은 연기를 펼쳤다. 다만, 발성 부분이 내면의 절규를 청각적으로 전달하는 데 다소 미흡했다는 느낌이 있었다. 또 이미지가 강한 연극임에도 불구하고 불타는 집의 시청각적 이미지가 그리 효과적으로 전달되지 못했다는 아쉬움이 있다.

"나는 달린다/동에서 서로, 남에서 북으로/사자에게 쫓기는 사슴처럼/토끼를 쫓는 멧돼지처럼 달린다. 빙판을 가르는 썰매견처럼/시야를 가린 경주마처럼…"

퀵 27호의 달리는 이미지를 나타내는 이런 대사가 극 속에서 몇 번 반복된다.

◇ 연극 '싸움꾼들' = 극단 청우(대표 김광보) 제작. 2012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 제작지원 선정작.

만든 사람들은 ▲작 김민정 ▲연출 김광보 ▲무대디자인 김은진 ▲조명디자인 박상현 ▲음악감독 전현미 ▲의상디자인 이명아 ▲분장디자인 길자연 ▲움직임디자인 금배섭 ▲무술감독 김요한 ▲음향효과 안익수 ▲조연출 이보미.

출연진은 유성주·남수현·문경희·천정하·강승민·선승일·최승미·문하나.

왼쪽부터 여자 역 최승미-퀵27호 역 남수현-최 교수 딸 역 문하나 배우. (사진=강일중)


공연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오는 17일까지. 공연문의는 코르코르디움 ☎02-889-3561,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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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여지는 진실과 믿고있는 진실사이.. 극단 청우 ‘싸움꾼들’ 

 

 

 

 눈을 뜨면 목적지를 향해 내달리는 청년이 있다. 자신이 누구인지 잘 모르는, 그저 '퀵 27호'로 불리는 20대다. 청년은 오늘도 잽싸게 달려나갔지만, 뭔가 심상찮다. 물건을 받으러 간 곳은 폐허가 된 집터. 아무리 찾아도 주문자는 없다. 그곳서 맞닥뜨린 건 집에 갇힌 엄마의 환영이었다. 엄마의 '주문'으로 만난 최 교수의 이종격투기 세계에 '퀵 27호'는 순식간에 빠져든다. 최 교수를 통해 마스크로 상징된 허상과 그는 질긴 싸움을 시작한다.


점점 현실과 허상, 조작된 이야기와 되찾은 기억 사이를 오가는 '퀵 27호'는 매일같이 링에 오르지만 패배의 쓴잔만 마신다. 마지막 단 한 번 승리의 순간, 그에 맞서 싸울 상대는 빛속으로 사라진다.

극단 청우가 오는 7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대학로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올릴 '싸움꾼들'은 인격을 상실한 현대인의 어두운 이면을 들춰내는 작품이다. 극단 측은 "관객에게 그들이 마주하고 있는 진실과 믿고 있는 진실 사이에서 과연 진짜는 무엇인지 물음을 던지고 싶었다"고 소개한다. 지난해 '그게 아닌데'로 국내 주요 연극상을 휩쓸었던 극단 청우 김광보 연출의 올해 첫 창작극. 희곡은 김민정이 썼고 유성주, 남수현, 문경희, 천정하, 강승민 등이 출연한다. 전석 2만5000원.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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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텍스트·배우가 연극의 중심 연출가란 무형의 집에 사는 사람"

2012년 연극계의 히어로 연출가 김광보
"연출만으로 먹고 살려니 죽어라 앞만 보고 달려왔죠" 올해 '싸움꾼들' 필두로 5편 연출
"현대예술 텍스트 무용론 동의못해 이호재·윤소정 같은 배우 존경"

 

 

 

 

 "희한한 일이죠. 여러 상을 갑자기 몰아서 받기는 처음이라 어안이 벙벙했어요."

극단 청우 대표인 연출가 김광보(49)는 상복이 터진 지난해를 이렇게 말했다. 한국연극협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 연극대상에서 '그게 아닌데'(이미경 작)로 최고상인 대상을,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하타사와 세이고 작)로 연출상을 받았다. '그게 아닌데'는 동아연극상의 작품상과 연출상, 한국연극평론가협회 선정 올해의 베스트 연극 3, 월간 <한국연극>이 선정한 올해의 베스트 연극 7에도 꼽혔다. 히서연극상은 올해의 연극인으로 그를 뽑았다. '2012년은 김광보의 해'라고 할 만하다.
그는 '전업' 연출가다. 대학로에 섹스 코미디가 범람하던 1994년, '연극다운 연극을 하자'고 극단 청우를 만들어 연출가로 나선 지 19년, 대학 강의 같은 다른 일 하지 않고 연출만으로 먹고 살려니 "죽어라고 앞만 보고 달려왔다"고 했다. 매년 평균 서너 편, 지난해는 5편을 연출했다.

"열심히 하지 않으면 연출 의뢰가 안 들어오니까요. 그동안 몇 작품이나 했나, 설 연휴에 세어 봤더니 신작 56편에 재공연 16편을 합쳐 72편이나 되더라구요. 휴우."

올해도 바쁘다.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공연 중인 극단 청우의'싸움꾼들'(김민정 작)을 시작으로 '그게 아닌데' 재공연(6월), 국립극단의 '전쟁터를 훔친 여인들'(김지훈 작, 9월), 대전시립극단의 셰익스피어 연극(작품 미정, 11월 말), 청우의 '동토유쾌'(하타사와 세이고 작)까지 5편을 연출한다.

김광보 연출의 핵심 기둥은 텍스트와 배우다. '텍스트 분석에 뛰어난 연출가' '김광보 연극의 중심에는 항상 배우가 있다'는 평을 듣는다.

"연출가의 시각을 강조하기보다 희곡 텍스트 자체의 의미를 파고 들어서 부각시키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텍스트 분석에 유난히 많은 시간을 쏟는 편이죠. 현대예술은 자주 텍스트 무용론을 말하지만, 모든 상상력은 텍스트에서 나옵니다. 좋은 텍스트를 만나면 얼마나 기쁜지! 좋은 배우가 주는 감동도 이루 말할 수 없어요. 연극은 배우의 예술이니까요. 이호재 윤소정 같은 배우는 정말 존경스러워요. 연극에 임하는 태도부터 인간적인 모습까지 모든 면에서 규범이 될 만한 분들이죠."

그는 '연출가는 무형의 공간에 기거하는 사람'이라고 말한다. 희곡을 입체화해 숨결을 불어 넣고 질감을 입혀 무대 위에 연극이라는 집을 짓지만, 그 집은 공연이 끝나면 사라진다. 같은 작품 같은 배우라도 매번 모습과 느낌이 달라지는 것이 연극이므로. 그는 생각한다,'연출가의 일이란 참 공허하구나'라고.

그래도 계속한다. '내일 할 일이 없으면 불안하다'는 자칭 '일 중독자'이지만, 3~5월 석 달은 모처럼 휴식한다. 문화예술위원회의 레지던시 프로그램에 선발돼 일본 신국립극단에서 연수를 하게 됐다. 도쿄 신국립극장의 모든 공연을 무료로 보면서 쉴 기회다. 재충전을 하고 돌아와서 보여줄 김광보 연극에 팬들이 거는 기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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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싸움꾼들, 퀵 서비스맨이 보여주는 부조리의 세상

박진감 넘치는 종합격투기, 연극에서는 캐릭터의 생존과 허상에 밀접

 

 

2010년 초연시 전석 매진과 최단 기간 최다 앵콜의 화제작 <루시드 드림>, 2012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 7 등을 수상한 연극 <그게 아닌데>를 올린 '극단 청우'가 2013년에는 '싸움꾼들'을 들고 나왔다.
 

'싸움꾼들'은 퀵 서비스 기사로 살아가고 있는 퀵27호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연극으로  삶과 희망에서 떨어지지 않는 부조리에 대한 이야기다. '싸움꾼들'은 부조리를 외면하고 사는 것이 자신을 위한 일인가. 부조리를 인식한다면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지고 있다.

창작연극 '싸움꾼들'을 만든 작가 김민정은 <브루스니까 숲>, <등화관제>, <바다거북의 꿈>, <달의 기억력> 등으로 알려졌으며 연출 김광보는 <M 버터플라이>, <에쿠우스>, <인류 최초의 키스>, <니 부모의 얼굴이 보고 싶다>, <오필리어>, <내 심장을 쏴라> 등 수십편의 연극을 히트시킨 바 있다.

 

 

 

 

 

연극 내용

 

무전기를 통해 목적지를 향해 달리는 청년, 퀵27호는 자신이 누구인지 잘 알지 못한다. 그날도 오더를 받고 퀵 배달을 나갔으나 물건을 받으러 간 곳은 폐허가 된 집터다. 퀵을 부른 사람을 아무리 외쳐도 찾을 수 없는데 그곳에서 집에 갇힌 엄마의 환영을 보게 되고 환영 속 엄마는 청년에게 최 교수를 찾아가라고 한다.

최 교수를 찾아간 퀵 27호는 최 교수가 중독되어 있는 이종격투기의 세계에 빠져들고 최교수를 통해 마스크와의 싸움에 집착한다.
퀵27호는 이후 끊임없이 오토바이를 타고 질주를 하지만 계속 길이 엇갈리고 배달되어야 할 물건에는 임자가 없다. 마스크를 챔피언으로 만들기 위한 대상이 필요한 최 교수는 퀵27호에 대한 실험을 계속하며 퀵 27호의 과거와 이미지를 만들어간다.

점점 현실과 허상, 조작된 기억들이 오가며 퀵 27호는 매일 링에 올라가 싸우기 시작할 뿐, 번번
히 패배를 하고 관중들은 그의 모습에서 자신을 찾으려 하며 그의 승리를 염원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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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종격투기와 살인이라는 이슈를 어렵지 않게 이야기한다” 남수현 배우
연극 ‘싸움꾼들’ 남수현 배우

 

 

 

당신이 남들에게 결코 보여주고 싶지 않은 기억은 무엇인가. 숨기면 숨길수록 파고드는 기억은 당신을 더욱 방어적으로 만든다. 상처를 안고 살아가는 사람은 그 아픔을 잊기 위해 자신에게 더욱 가혹한 생채기를 낸다.
 
연극 ‘싸움꾼들’에서는 지우고 싶은 기억 때문에 트라우마를 겪는 한 사람을 그린다. 이 작품은 연극 ‘그게 아닌데’로 2012년 대한민국 연극대상 대상, 동아연극상 작품상 올해의 연극 베스트 3, 한국연극 선정 공연 베스트 7 등의 상을 휩쓴 극단 청우의 신작이다. 연극 ‘싸움꾼들’의 남수현 배우와 이야기를 나눴다.
 
- 오늘부터 공연이 시작된다. 소감은 어떤가.
 
그동안 연습했던 대로 할 것이다. 일반적으로 많이 다루지 않는 새로운 소재인 ‘이종격투기’와  ‘살인’을 다루고 있다. 이 이슈들이 잘 믹스되어 관객들에게 어렵지 않게 다가갔으면 한다. 
 
- 연극 ‘싸움꾼들’에서의 맡은 역할은 어떤 캐릭터인가. 
 
‘청년’이라는 인물이다. 이 인물은 살인을 했던 경험 때문에 트라우마 속에서 살아간다. 트라우마가 그의 삶의 중심이다. 그는 이 트라우마에서 벗어나려고 달리는 것에 집중한다. 실제로 달리기도 하고, 나중에는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것에 집착한다. 그래서 그는 택배회사에 취직해 퀵 배달을 하지만, 정상적인 회사생활을 하기에는 불가능한 상태다.

 

 

 

 

 

- 늦은 시간까지 연습이 계속되었다고 들었다. 연습실의 분위기는 어땠나?
 
김광보 연출가님이 연극을 쉽게 작업하지 않으시는 스타일이다. 그리고 내가 어린 배우이기 때문에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 배우로서의 역량을 끌어올리기 위해 다양한 이야기를 해주셨다. 나에게 굉장히 큰 도움이 되었다.
 
- 김광보 연출가님이 강조하신 부분은 무엇이었나.
 
너무나 많은 것들이 있다. 배우로서의 필요한 요소들 중에는 신체적 부분들이 있다. 특히 연극 ‘싸움꾼들’에서는 격투기 장면이나 오토바이를 타는 장면 등에서 몸을 많이 움직인다. 시작 당시에는 훈련되지 않은 상태여서 미흡한 부분이 많았다. 격렬한 움직임 뒤에는 숨이 찬다. 그 상태에서 대사를 깨끗하고 분명하게 전달할 수 있도록 코치해주셨다.

 

 

- ‘청년’의 모습을 표현하면서 현실에서 겹쳐지는 자신의 모습이 있었나?
 
누구나 청년과 같이 자기만의 트라우마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생각만 해도 불안해지는 지우고 싶은 기억 말이다. 나도 마찬가지로 가정에서 있었던 일로 인한 트라우마가 있다. 작품을 하면서 문득 문득 그 기억이 나더라. 나는 친구들이나 선생님들의 도움으로 잘 자랄 수 있었다. 하지만 청년에게는 그런 장치가 없었기 때문에 살인을 저질렀다.
 
- 자신의 캐릭터를 통해 어떤 것을 말하고 싶나. 관객이 얻어갔으면 하는 부분은?
 
관객에게 어떤 정해진 것을 전달하고 싶지는 않다. 내가 표현하는 것은 청년이 트라우마와 직면하는 것과 이후 청년의 모습이다. 이를 보고 관객들은 자신의 삶과 연결 지을 수 있다.
 
우리의 사회적 만남 속에는 많은 모습들이 드러나지 않은 채 감춰져 있다. 부정적인 것을 보여주려 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회에서 쉽게 찾아볼 수 없는 숨겨진 모습을 작품 속에서 발견하면서 공감을 하는 관객들도 있을 것이고, 어려워하는 분들도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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퀵 배달원의 처절한 생존 방식..'싸움꾼들'

 

극단 청우 제작..내달 7일 개막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김광보 연출이 이끄는 극단 청우가 내달 신작 연극 '싸움꾼들'로 관객을 찾아온다.

김광보는 지난해 연극 '그게 아닌데'로 대한민국 연극 대상과 작품상 등을 수상하며 관객과 평단의 호평을 받은 연출가.

그와 극단 청우가 올해 첫 작품인 '싸움꾼들'을 통해 각박한 사회에서 처절한 생존전을 벌이는 현대인을 그린다.

이야기의 주인공은 퀵 서비스 배달원 '퀵27호'. 그는 여느 때와 마찬가지로 무전기로 들어오는 지시에 따라 신촌으로 배달을 간다.

그러나 당도한 곳에는 무너진 집터뿐이고, 수취인은 전화를 받지 않는다.

이 때 '퀵27호'의 눈앞에는 엄마의 환영이 등장한다. 엄마는 "살아남으려면 더 독해져야 한다"며 '퀵27호'에게 최 교수를 만나라고 당부한다.

상담학 박사인 최 교수는 자신을 찾아온 그를 이종 격투기 선수로 훈련시킨다.

극의 특징은 '퀵27호'가 현실과 허상, 조작된 기억을 오간다는 점이다. 그의 앞에 간간이 모습을 드러내는 엄마,

링 위의 싸움 상대인 '마스크', '퀵27호'를 이종격투기의 영웅으로 만들겠다고 말하는 최 교수도 결국 사라지는 존재다.

지난해 창작극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인 '창작팩토리' 우수작품에 선정된 김민정 작가의 희곡.

공연은 내달 7일부터 17일까지 설치극장 정미소에서 열린다.


출연 유성주, 남수현, 문경희 등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6시, 일 오후 3시.
전석 2만5천원. 02-764-7064.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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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그게 아닌데', "코끼리의 배후세력은 누구인가"

 

음모 가득한 블랙코미디? ‘제14회 신작희곡페스티벌’ 당선작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극단 청우의 창작극 ‘그게 아닌데’가 이달 7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공연되고 있다. 코끼리의 탈출을 놓고 배후에 어떠한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경찰의 조사로 시작되는 ‘그게 아닌데’는 하나의 사건을 각각의 시선과 입장에서 해석하고 바라보며 그 사건의 음모를 파헤쳐가는 내용을 담고 있는 블랙코미디다. 소통과 대화가 불가능한 상황, 그 단절이 가지고 오는 코끼리와 인간의 관계와 이야기를 바탕으로 사회 문제를 우화적으로 제시하면서 서로 다른 계층, 집단의 소통 부재를 풍자하고 있다.

이미경 작가가 그게 아닌데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공동으로 진행하는 14회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으로 작년 김광보 연출에 의해 낭독공연으로 선보였다.

2005, 실제로 코끼리가 탈출한 사건이 있었다. 경찰들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면 코끼리를 사살할 방침이라고 했으나 작가의 시선으로 코끼리는 겁에 질린 , 어쩔 줄을 몰라 몸부림을 치는 모습이었다. 이러한 시점의 차이를 아이디어 시작된 작품은 서로 소통이 되지 않는 사회, 계층, 집단이 마치 사람과 코끼리의 시선과 같음을 보여준다.

줄거리:

어느 ,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한다. 코끼리는 사람들을 후려치고 가게를 부수어 버리고 선거 유세장까지 쑥대밭으로 망쳐놓는 아수라장으로 만든다.

이에 조련사는 비둘기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 사건이라 진술하지만 이를 믿는 이는 아무도 없다.

코끼리 탈출 사건을 맡은 형사는 임태규 의원 선거 유세장과 그가 건설부장관 시절 만든 인공호수를 목표로 삼은 것을 보아 잔인한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주위 사람들의 진술과 조련사의 소지품으로 짐작하는 , 성행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고 생각한다.

조련사의 어머니는 그가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좋아하는 성향을 가졌다고 집에서 기르는 개는 물론 학교 해부용 개구리 풀어준 경험이 있으며 동물원에 취직한 것도 모든 동물을 풀어주기 위한 의도였다는, 다소 황당한 논리 전개한다.

너무나 판이하게 다른 의사, 형사, 어머니 명의 논리에 점점 질려가고 자신의 말이 통하지 않는다는 것에 지친 조련사는 진실을 얘기한다.

일정: 9 7 ~ 9 23

장소: 정보소극장

 

이창환 기자 | hojj@ily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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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그게 아닌데'

이미경 작.김광보 연출의 연극 '그게 아닌데'의 한 장면. 의사 역 유성주(왼쪽) 배우와 조련사 역윤상화 배우. (사진=강일중)


소통부재 문제 우화적으로 풀어내

치밀한 대본, 배우들 연기 돋보여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그게 아닌데…'라는 표현은 보통 상대적으로 약자의 입에서 흘러나온다. 아무리 바른 얘기를 해도 사회적 강자 또는 다수가 그 말을 받아들이지 않을 때 힘없는 사람은 좌절하고 만다. 저항하고 항변하고 싶지만 워낙 저쪽에서 거세게 윽박지르면 나오던 말도 쑥 들어가버리고 만다. 유일하게 할 수 있는 말은 "그게 아닌데…"다. 그나마 그 말 자체도 차단당하기 일쑤다.

대학로의 정보소극장 무대 위에 올려진 연극 '그게 아닌데'는 그런 상황 속에 놓인 한 동물원의 조련사 얘기를 다룬 우화 같은 작품이다.

왼쪽부터 의사 역 유성주-조련사 역 윤상화-혀사 역 유재명-동료 역 강승민 배우. (사진=강일중)


이 조련사가 일하는 동물원에서 어느 날 코끼리가 탈출한다. 뛰쳐나간 코끼리는 도시를 엉망으로 만들고 유력한 대통령 선거 후보의 유세장을 일대 혼란으로 빠뜨린다.

이 연극의 무대는 이 사건의 수사를 맡은 경찰서의 피의자 조사실. 형사는 이 사건이 단순한 코끼리의 난동이 아니라 치밀한 각본에 의해 조련사가 어떤 '몸통'으로부터 사주를 받아 대선후보의 유세를 방해한 '정치사건'으로 몰아간다. 피의자 인권보호를 자임한 의사는 조련사가 동물과의 성적 접촉을 통해 쾌감을 느끼는 사람일 뿐 범죄행위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는 주장을 편다. 조련사의 동료 또한 그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한다. 조련사는 느닷없이 성도착자가 되어버린다. 조련사를 면회하러 온 어머니 역시 엉뚱한 말로 사건을 꼬이게만 한다. "비둘기가 떼로 날자 거위가 꽥꽥대고, 그 소리에 놀라 코끼리가 달리기 시작했다"라는 조련사의 상황설명은 아무도 귀담아듣지 않는다.

조련사는 그 어느 누구와도 진정한 소통을 이룰 수 없다. 다만, 어머니만은 어이없는 얘기 속에서도 사건 발생의 배경을 파악할 수 있는 중요한 단서를 하나 제공한다. 조련사는 어렸을 적부터 억압당하고 있는 동물이나 사람을 '풀어주는 것'을 좋아했다는 것. 어머니는 급기야 아들이 일을 저지른 것은 감옥에 가 죄수들을 풀어주기 위한 것이라는 황당한 얘기까지 한다.

어머니의 이런 대사를 포함, 등장인물 각자가 막무가내로 자기주장만을 독백처럼 펼쳐내는 가운데 기지와 유머가 넘치는 대사들이 많이 있다. 부조리극 색채가 강하고, 소통부재라는 진지한 문제를 다루고 있음에도 엉뚱한 대사와 장면이 웃음을 자극하면서 관극의 재미를 돋운다. 정치인·의사·학자·경찰의 그릇된 사고나 행동 관행을 조롱하는 풍자적인 내용도 대사 곳곳에 녹아 있다. 군더더기 없이 깔끔한 블랙코미디다.

무대는 테이블 하나와 의자 네 개만 놓여 있는 등 단출하다. 소품도 의사의 서류가방과 동물을 묶는 데 사용하는 동아줄뿐이다. 대본의 탄탄함과 배우들의 연기력으로 작품의 승부를 걸 수밖에 없다. 조련사 역의 윤상화 배우는 극 중 내내 무대에서 쉬지 않고 연기하며 나머지 네 명 배우들은 등장과 퇴장을 반복하면서 각자가 자신의 역할에 부합하는 좋은 연기를 펼친다.

왼쪽이 어머니 역의 문경희 배우. (사진=강일중)

소속단체인 극단 청우의 작품뿐 아니라 외부 출연 작품들에서 늘 눈에 띄는 연기를 펼처온 윤상화 배우가 선보이는 조련사 역은 "그게 아닌데…"의 대사에서부터 마지막 장면에 코끼리가 되는 장면에 이르기까지 흠잡을 데가 없다. 아들에 대한 나름의 세심한 관찰과 보호의지를 대사로 풀어내는 어머니 역 문경희 배우의 연기 또한 익살스럽고 볼만하다. 부산에서 오랜 연기활동을 하다가 대학로 무대에서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의사 역 유성주 배우와 형사 역 유재명 배우의 연기도 아주 자연스럽다.

신예 안무가 금배섭이 만들어낸 윤상화 배우와 강승민 배우의 코끼리 움직임 이미지도 작품의 질을 한 단계 더 높이는데 기여했다.

◇연극 '그게 아닌데' = 극단 청우(대표 김광보) 제작.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공동으로 시행한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으로 지난해 낭독공연으로 한 번 선보였다. 원래 단막극으로 쓰인 것이나 이번에 정식 무대에서 초연하면서 대본을 수정해 80분짜리 장막극으로 만든 것이다.

만든 사람들은 ▲작 이미경 ▲연출 김광보 ▲무대디자인 김은진 ▲조명디자인 이다경 ▲음악 전현미 ▲의상디자인 조문수 ▲움직임 금배섭 ▲분장디자인 길자연 ▲조연출 강현주.

공연은 정보소극장에서 오는 23일까지. 공연문의는 코르코르디움 ☎02-889-3561, 3562

소통과 대화가 꽉 막힌 조련사는 코끼리가 된다. (사진=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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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 탈출에 정치적 음모가?

연극 '그게 아닌데'
동물원서 일어난 우발적 사건
배후 캐는 경찰-답답한 조련사
23일까지 대학로 정보소극장

연극 ‘그게 아닌데’(사진=코르코르디움)

[이데일리 오현주 기자] “왜 코끼리를 풀어준 거죠? 전 어디까지나 선생님 편입니다.” “풀어준 게 아닌데.” “비둘기가 날자 코끼리가 겁먹고 달렸다고 말씀하셨어요. 코끼리 몸을 쪼도록 비둘기를 유인하셨나요?” “아닌데….” “아닌데 비둘기들이 날자 코끼리도 달렸다고요?” “달린 순 없는데. 뛰어간 건데.”

여기는 경찰서 취조실. 코끼리 조련사가 심문을 받고 있다. 사건이 일어났다. 코끼리 한 마리가 동물원 우리를 박차고 겁도 없이 탈출을 해버린 거다. 그런데 취조실의 이 대화, 뭔가 좀 이상하다. 코끼리 탈출 배후에 어떤 정치적 음모가 있는 것은 아니냐는 의혹을 ‘강요하고’ 있는 듯하다.

‘코끼리 동물원 대탈출’. 허구가 아니다. 2005년 벌어진 실제사건이다. 극단 청우가 이 사건을 모티브로 창작한 연극 ‘그게 아닌데’를 올린다. 한 사건을 두고 양 갈래 입장에서 다른 시각으로 다른 해석을 하는 소통불가 상황을 풍자한 블랙코미디다. 지금 우리사회에서 벌어지고 있는 계층 간 집단 간 단절문제로 바로 치환할 수 있는 구성력을 갖췄다.

코끼리 난동에 경찰은 당장 인명피해 운운하며 사살 방침부터 내놓는다. 그러나 누군가가 보기에 코끼리의 거친 행동은 겁에 질린 몸부림에 지나지 않을 뿐이다. 작품은 이 점에 착안했다.

극단 청우의 대표로 있는 김광보 연출이 나선다. 연극 ‘M. 버터플라이’ ‘니 부모 얼굴이 보고 싶다’ 등 올 상반기 내내 ‘무겁게’ 화제가 됐던 작품에서 분위기를 바꿔 ‘재미있는’ 극으로 올렸다.

극은 이미경 작가가 썼다. 한국예술종합학교 연극원과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진행하는 ‘제14회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된 작품이다. 지난해 12월에는 낭독공연으로 선뵌 적 있다. 단막으로 올랐던 것을 김 연출이 이 작가에게 장막을 의뢰해 이번 공연으로 이어지게 됐다.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등 대학로 실력파 배우들이 나선다. 오늘부터 23일까지 서울 대학로 정보소극장.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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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끼리는 왜 동물원에서 탈출했을까

 


극단 청우 '그게 아닌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동물원에서 코끼리가 탈출했다. 가게를 부수고 사람을 후려치는 바람에 거리는 아수라장이 된다. 코끼리는 겁에 질려 몸부림을 치는데 경찰은 '인명피해가 우려되면 사살할 방침'이라고 한다.

극단 청우가 7일부터 정보소극장에서 공연하는 신작 '그게 아닌데'는 2005년 실제 있었던 코끼리 탈출 사건을 통해 대화와 소통의 부재를 우화적으로 그린다.

조련사는 비둘기와 거위 때문에 일어난 우발적인 사건이라고 진술하지만 형사는 의원의 유세장과 그가 장관 시절 만든 인공호수를 목표로 삼은 것으로 보아 정치적 음모라고 생각한다.

의사는 주변 사람들의 진술과 조련사의 소지품을 보아 도착증에 걸린 환자의 환상에서 비롯된 일이라 생각하고, 조련사의 어머니는 아들이 어렸을 때부터 모든 것을 풀어주는 것을 좋아해 동물들을 풀어주려고 동물원에 취직했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한국예술종합학교와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신작희곡페스티벌에 당선돼 상자무대에서 낭독공연을 통해 선보인 작품이다.

23일까지. 작 이미경. 연출 김광보. 출연 윤상화 문경희 강승민 유성주 유재명.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6시, 일 오후 3시.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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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여행자의 단편 모음 '말 말 말' 시리즈

 

'모든 건 타이밍' '해롤드핀터되기'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페르귄트' '한여름 밤의 꿈'을 선보인 극단 여행자가 단편 희곡을 구성한 '말 말 말' 시리즈 '모든 건 타이밍'과 '해롤드핀터되기'를 무대에 올린다.

28일부터 공연하는 '모든 건 타이밍'은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가 1980년대 후반에 작업한 대본 모음을 공동 각색으로 만든 작품. 2007년 초연 때와 달리 한국 정서와 분위기에 맞게 각색했다.

삶과 주변을 돌아보게 하는 네 편의 단편을 엮어 삶의 허무와 깊이를 보여줄 예정이다.

11월 6일까지. 연출 문삼화. 출연 이우진 정하은 장현석 도광원 조찬희 박정민 이신우 이진경 허소연.

11월 9일부터는 영국의 노벨문학상 수상작가인 해롤드 핀터의 초창기 희곡인 'Pinter'S plays'를 모티브로 공동 창작한 '해롤드핀터되기'가 이어진다.

'침묵'이라는 작품을 공연하는 작가, 조연출, 무대 스태프 등이 말하는 연극과 욕망에 대한 이야기를 통해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11월 18일까지. 연출 이대웅. 출연 안태랑 김지원 김현중 강보라 한인수 이현균.

예술극장 나무와물. 평일 오후 8시, 주말 오후 3시. 2만원. ☎02-889-35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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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로 인스턴트 연극에 맞설 두 편의 연극 '모든건 타이밍', '해롤드핀터되기...

 

극단여행자제작, 공연예술단체 공연장 대관료 지원사업 참가작

단편과 단편사이, 단편과 단편의 만남기발한 해석과 발상, 엉뚱한 상상력으로 지적 즐거움 전달

 

 

 

[일요서울 | 이창환 기자] 2012극단여행자에서 단편의 희곡을 구성, ‘ 시리즈 기획한 작품을 무대 올린다.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가 80년대 후반에 작업한 공연 대본 모음 작품화 <모든건 타이밍>(공동각색/문삼화 연출) 해롤드핀터의 원작을 모티브로 하여 새롭게 공동창작 해롤드핀터되기(공동창작/이대웅 연출) . 이번 프로젝트 작품 안에 있는 단편 희곡들이 끊어지는 듯하면서도 묘하게 연결돼 각각의 작품에서 느낄 있는 긴장과 재미, 하나로 뭉쳐 만드는 전체 메시지 전달한다.

<고령화가족><게팅아웃> 다양한 작품에서 개성 넘치는 연출을 보여주고 있는 문삼화 연출가 재기발랄한 열정이 돋보이는 극단여행자 신진 연출가 이대웅이 무대를 준비하고 있어 2 2색의 풍성 볼거리와 매력을 엿볼 있는 기회가 예정이다.

2012 선보이는 <모든건 타이밍> 2007 초연 다르게 한국 정서와 분위기 맞게 각색하여 공감과 웃음을 이끌어 준비를 마쳤다. 반복이라는 코드 유머 감각으로 독특한 극작 세계를 이룬 미국 극작가 데이비드 아이브스의 텍스트 바탕으로 짧은 단막이 그려내는 삶의 허무와 깊이 담아내고 있다.

극단여행자 신진 연출가 이대웅 연출이 해롤드핀터 초창기 희곡인 <Pinter’S plays>를 모티브로 만든 <해롤드핀터되기>는 ‘침묵’, 그들 자신만의 ‘연극’과 ‘욕망’ 등을 통해 ‘연극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을 던진다. 또한 각각의 이야기가 이어지고 파괴되면서 마치 스냅샷을 연이어 보는 것과 같은 묘미를 느낄 수 있다.

이창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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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두뇌가 두근두근뛴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올해로 12회째를 맞이하는 공연예술축제 '서울국제공연예술제'(Seoul Performing Arts Festival·SPAF)가 10월 5~27일 아르코예술극장, 대학로예술극장, 동덕여대 공연예술센터 등 서울 대학로 일대에서 펼쳐진다.

'당신의 두뇌가 두근두근 뛴다!'가 캐치프레이즈인 이번 행사에서는 공연예술의 본질에 충실한 융합 작품들과 대중의 취향을 고려한 작품 등 총 27개 작품을 선보인다. 해외 12개 작품, 국내 15개 작품이다. 장르별로는 연극 9개 작품, 무용 18개 작품이 무대에 오른다.

개막작으로 폴란드의 '(아)폴로니아'(10월 5~7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사진)는 뉴밀레니엄이 10년도 더 지난 이 시점에서 홀로코스트를 되짚는다. 19세기 러시아 통치에 저항하는 뜻으로 붙이던 여자아이의 이름인 아폴로니아가 25명의 유태인 어린이를 구하기 위해 자신을 희생한 것을 되새긴다.

러닝타임이 3시간45분으로 강의와 공연이 결합된 '렉처 퍼포먼스'와 라이브 음악, 서커스 등 다양한 미디어를 활용하는 융합 장르다. 2009년 아비뇽 페스티벌에서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았다.

해외 작품 중에서는 먼저 프랑스 현대무용의 대표주자인 몽펠리에국립안무센터 예술감독 마틸드 모니에가 선보이는 '소아페라'(10월 10~12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이 눈길을 끈다. '솝(soap)'과 '오페라(opéra)'의 합성어로 글자 그대로 비누 거품으로 무대를 가득 채우는 공연이다.

프랑스 '누벨 당스'의 주역인 모니에가 비주얼 아티스트 도미니크 피가렐라와 협업으로 이뤄낸 이 작품은 환상적인 거대 비누거품의 비주얼 이미지와 새로운 공간에서 유기적으로 적응하는 무용수들의 움직임을 융합한다.

국내 초청작 중에서는 정정아와 이경은의 JK프로젝트가 선보이는 '홈워크18'와 임지애의 '생소한 몸'(Raw Material·10월 9~10·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이 관심을 받고 있다.

'홈워크18'는 캐나다의 '크리스털 댄스 프라이즈(' 수상작으로 익숙한 오브제를 낯설게 대하는 태도가 독창적이고 흥미로운 작품이다. '생소한 몸'은 베를린에서 활동하는 안무가 임지애의 작품으로 전통의 재구성이 돋보인다.

국은미의 숨 무브먼트가 선보이는 '내밀의 무한'(10월 14~15일·아르코예술극장 대극장)은 내밀할수록 더 거대하게 접촉할 수 있는 외부와 타인, 우주와의 교감의 밀도와 확장을 그린다.

연극 분야에서는 공연창작집단 뛰다의 '내가 그랬다고 너는 말하지 못한다'(10월 17~19일·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출 배요섭)이 기대를 모은다. 맥베드에게 광대의 옷을 입혀 권력을 조롱하고 광란을 폭로하는 그로테스크 작품으로 2010년 초연, 지난해 서울아트마켓 'PAMS 초이스'로 선정된 바 있다.

연극 분야에 초청된 국내 작품 중 유일한 신작인 극단 작은신화의 '트루 러브'(10월 25~27일·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연출 이곤)는 미국의 대표적인 포스트모던 작가인 찰스 미 주니어가 에우리피데스의 '히폴리투스'와 라신의 '페드라'를 바탕으로 만든 작품을 모티브로 삼았다. 한국 사회에서 금기시된 성의 문제를 공론화시키며 이 시대의 가족과 사랑의 문제를 다룬다.

극단 몸꼴이 이끄는 7개 단체가 선보이는 복합장르 작품인 유랑축제 '숨겨진 시간들'(10월 25~27일)은 대학로 야외공간에서 선보인다.

이밖에 프랑스의 대표적인 디지털아트축제 '뱅뉴메리크'의 올해 시각예술 국제경쟁부문 수상작인 타이완 아티스트 잔 지아후아의 '소마매핑Ⅱ'가 초청돼 축전 기간 아르코예술극장 로비에서 전시된다.

서울국제공연예술제를 주최·주관하는 한국공연예술센터 최치림 이사장은 "사실 작품들이 쉽지 않다"면서도 "관객들에게 특별한 수준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다. 누구나 약간의 노력과 집중력, 호기심이 있으면 캐치프레이즈처럼 '두근두근' 지적인 희열을 느낄 수 있는 작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공연예술은 당대의 철학과 미학과 관습, 테크놀러지의 소산"이라며 "과거의 명작이라도 지금의 시대에 맞는 해석을 해야 관객들에게 신선함을 준다. 그런 작품들 위주로 꾸미고자 했다"고 전했다.

축전 무용 프로그래밍을 총괄한 안애순 예술감독은 "무용과 연극의 경계를 넘어 미술·음악적인 개념을 들여오는 등 새로운 형태의 장르를 추구할 수 있는 작가들을 모집하려고 했다"고 밝혔다. www.spaf.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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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영상>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http://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3&oid=001&aid=0005966864

 

 

동화 패러디해 악성루머 폐해 고발

배우 옥희·작가 옥희 1인2역 볼만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제목과 내용은 우리에게 익숙한 한 동화를 떠오르게 한다.

그 연상대로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위에 오른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샤를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동화 속 공주는 멋진 왕자의 키스로 저주의 마법에서 풀려난다. 연극 속 옥희는 영원한 잠 속에서 구원받지 못한다. 연극 속의 저주는 아무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악성 인터넷 댓글이다. 우연히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는 모두 허황되고 파괴적인 언어의 희생자가 되면서 무너져 내린다.

극 중 두 옥희는 서로 본 적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중견 여배우 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배우인 애경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온갖 악랄한 소문에 시달린다. "옥희가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 있던 애경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비방글이 인터넷에 확산된다.

한편 작가 옥희는 오랜 절필 생활 끝에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된다. 우연히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만 다를 뿐 배우 옥희와 애경 사이의 경쟁관계를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배우 옥희가 애경을 죽도록 한 것이 소설을 통해 입증됐다고 난리다. 더구나 소설의 일부 내용이 작가 옥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자살한 옥희의 친구 란이가 쓴 원고에서 발췌됐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꼬인다.

서로 다른 인물이지만 두 옥희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난다는 점이다. 결국 비방의 대상이 되고,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무책임한 공격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로 파괴된 사람들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이 연극의 재미와 흡인력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중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두 역을 모두 맡아 연기하는 데서 나온다. 이지하 배우는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역을 넘나들며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길을 헤매는 두 인물의 방황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이지하 배우는 2년 전 극·극중극·극중극 속의 극 등 3중 구조를 가진 연극 '연애희곡'(원작 고카미 쇼지·연출 이해제)에서 순간순간 연기변신을 해야 하는 방송작가 역을 순발력있게 처리해 호평을 받았었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쓴 최치언 작가의 최근 희곡들은 거의 난해한 편이다. '연애희곡'처럼 3중 구조를 가진 '미친극'(2010년 초연, 연출 이성열)이나 올해 발표된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연출 이성열), 2009년 초연된 '언니들'(연출 문삼화)이 다 그랬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의 경우 역시 복잡성을 갖고는 있지만 악성댓글의 만연 같은 인터넷 문화의 폐해 등 비교적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를 꾸몄고, 누구나 다 아는 동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작품에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영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영상을 중간중간 삽입하고, 동화에서처럼 옥희를 잠들게 하는 물레를 중요한 소도구로 사용해 장면에 대한 친숙감을 높였다.

무대 주변에 둥그렇게 둘러 나무들을 배치해 온갖 악성 소문들이 확산되는 공간, 또 옥희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공간으로서의 숲 이미지를 짙게 풍겨낸다.

옥희가 처한 상황이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사회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진단을 하는 의사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성적 호기심을 가진 인물로서 견자(見者)가 극 진행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 흥미롭다.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극단 백수광부(대표 이성열) 제작. 2011년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

만든 사람들은 ▲작 최치언 ▲연출 이성열 ▲무대 손호성 ▲드라마투르그 김옥란 ▲조명 김성구 ▲의상 박소영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영상 일러스트 우소영 ▲조연출 김은선.

출연진은 이지하·임진순·최지훈·김현영·박정민·김준태·박혁민·이태형·김경회·선은혜(동화 내레이션)·윤서정·김란희·김경회(이상 3명 동화 목소리 출연).

공연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11월22일부터 12월2일까지. 공연문의는 ☎02-889-3561, 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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억측·소문·험담 떠도는 세상, 진실은 어디에…

 

[리뷰] 극단 백수광부 '숲 속의 잠자는 옥희'
묵직한 주제와 치밀한 구성 관객 압박
마녀사냥 부추기는 한국사회 비판도

 

 

배우 이지하(오른쪽)는 극중에서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한다.

 

진실은 안개에 갇혔거나 너무 늦게 도착한다. 그 사이 우리는 미로를 헤맨다. 미로는 가시덤불 숲과 같다. 온갖 소문과 험담, 비열한 호기심이 마구 엉켜 무성한 숲에서 가시에 찔리는 희생자가 나오는 건 당연한 일. 마녀의 저주로 물레에 찔려 잠 든 동화 속 공주는 왕자의 입맞춤에 깨어나지만, 이 연극의 옥희는 깨어나지 못한다.

극단 백수광부가 22일 공연을 시작한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마녀사냥의 광풍이 두 옥희를 파멸시키는 이야기다. 작가 옥희와 배우 옥희의 이중구조 연극이다. 두 사람은 한 번도 만난 적이 없지만, 우연의 일치로 서로 엮이면서 무너지고 만다.

배우 옥희가 정상에 올랐을 때 친구이자 라이벌인 애경이 자살한다. 애경의 배역을 빼앗아 죽음으로 내몰았다는 비난에 시달리던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진다. 스캔들과 표절 시비로 바닥까지 떨어졌던 작가 옥희는 신작 소설로 재기에 성공하지만, 배우 옥희와 애경의 이야기를 꼭 닮은 작품 속 설정이 숱한 억측을 불러일으키면서 다시 추락한다.

"내가 그렇게 말하지 않았어도 남들이 그렇게 말하면 그렇게 믿게 된다"며 끔찍한 혼란을 토로하던 작가 옥희는 마지막 장면에서 묻는다. "우리 모두는 어디에서 길을 잃은 걸까요?" 미로에 갇힌 것은 희생자뿐이 아니다. 안개 자욱한 가시덤불에 갇힌 채 진실을 찾아 헤매는 것은 모두의 일이기 때문이다. 이 연극은 '악플 달지 말자' 같은 계몽극이 결코 아니다.

묵직한 주제와 치밀한 구성으로 관객을 압박하는 수작이다. '미친 극' '언니들' 등 일련의 화제작을 공동 작업했던 극작가 최치언과 연출가 이성열이 다시 만났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한다. 무대를 둥글게 둘러싼 나무들은 미로 혹은 소문의 숲이 되어 두 옥희를 가둔다. 원작 동화의 주요 대목을 대형 스크린에 애니메이션으로 중간중간 상영하고, 동화에서처럼 물레가 핵심 소도구로 쓰인다. 이성적 관찰자인 견자(見者)와 정신과 의사가 등장해 극중 상황을 진단하고 흐름을 이끄는 것도 흥미로운 장치다. 12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한다.

 

오미환 선임기자 mho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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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재현 기자의 망연자실]무자비한 대중의 마녀사냥, 분별없는 한국사회 병폐 고발

 

창작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에서 1인 2역을 능숙하게 소화한 배우 이지하와 극이 전개되는 중간 샤를 페로의 원작동화를 애니메이션으로 보여주는 스크린. 이지하 앞의 소품은 극중 배우 옥희의 라이벌 애경이 자살하면서 옥희에게 보낸 물레다. 이 물레는 누구나 마음 깊이 감춰둔 시샘과 질투를 상징하기도 하고, 우리의 벌거벗은 욕망이 투사된 가상의 네트워크 공간을 상징하기도 한다. 극단 백수광부 제공

마녀사냥은 중세 유럽에서만 벌어진 게 아니다. 지금 한국 사회 도처에서도 벌어지고 있다. 누군가 한 명을 ‘마녀’라고 단정적으로 선언하고 무리 지어 돌팔매를 가한다. 인터넷에서 무수히 벌어지는 ○○녀, △△남에 대한 신상 털기와 무차별적 인신공격은 극단적 예에 불과하다.

정치인 연예인 스포츠스타가 아차 실수만 하기를 기다렸다는 듯이 각종 언어폭력과 조롱의 대상으로 전락한다. 아이들의 ‘집단 따돌림’을 한탄하면서 어른들도 무의식적으로 똑같은 짓을 저지른다.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춘 창작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마녀가 등장하는 동화를 빌려 이런 한국 사회의 마녀사냥을 풍자한다.

연극의 왼편을 차지하는 4×3=12개의 대형 모니터로 구성된 스크린에는 원작 동화를 구현한 애니메이션이 토막토막 투영된다. 그리고 나목으로 숲을 형상화한 무대 복판에 있는 침대에서 한 여인이 잠들어 있다. 연극의 주인공 옥희다.



옥희는 왜 잠든 것일까. 동화에서처럼 마법에 걸린 물레의 바늘에 찔려서다. 그렇다면 누가 그런 저주의 마법을 건 것일까. 연극은 그 마법을 풀어 옥희를 영원의 잠에서 깨어나게 할 것처럼 전개된다.

하지만 극중극의 묘미를 한껏 살린 전작 ‘미친 극’의 극작가 최치언은 이야기의 물레를 돌려 소설가 옥희의 씨줄과 여배우 옥희의 날줄을 엮어놓는다. 왕년의 인기 작가였지만 표절 논란, 유부남과의 스캔들로 밑바닥까지 떨어진 옥희는 5년 만에 회심의 소설을 준비한다.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해 두 여배우의 질투와 갈등을 다룬 소설이다. 하지만 대학 시절 문학적 재질은 자신보다 뛰어났다고 생각했던 대학 동창 란(김현영)이 같은 소재로 쓴 원고를 놓고 간 뒤 자살하자 그 이야기의 원작자가 자신인지 란인지 혼란에 빠진다.

마침 여배우 옥희는 최근 출연한 영화의 세계적 성공으로 최고의 시간을 만끽하고 있다. 그러다 한때 열등감의 원천이었던 동료 배우 애경이 축하선물로 보낸 물레를 받고 뒤이어 애경의 자살 소식을 듣는다. 옥희에게 찬사를 늘어놓던 여론은 애경이 옥희에게 배역을 빼앗긴 뒤 비관 자살한 것이라며 비난의 화살을 쏟아 붓는다.

여기에 작가 옥희의 신작이 옥희와 애경의 사연과 닮은꼴이라는 사실이 밝혀지면서 상황은 악화일로로 치닫는다. 그러다 배우 옥희가 영원의 잠에 빠져들자 비난의 화살은 다시 작가 옥희를 향한다. 작가 옥희는 자신의 소설이 표절이라는 죄의식에 사로잡혀 그런 비난에 제대로 대응도 못한다.

뫼비우스의 띠처럼 얽힌 이야기를 풀 수 있는 열쇠는 옥희에게 있다. 두 이야기의 주인공 이름은 왜 같은 옥희일까. 얼핏 조금씩 달라보여도 둘의 이야기는 프랑스의 문화인류학자 르네 지라르가 ‘악마의 방식’이라고 맹비판한 희생양 메커니즘의 무한반복에 불과하다. 욕망의 상호모방이 증폭시킨 시샘과 질투, 그 적개심 발산을 위한 무고한 희생양에 대한 집단폭력, 그리고 그 폭력에 수반되는 죄의식을 통한 정화….

동화 속 물레에 저주를 건 마녀가 현실에선 누구일까. 두 옥희의 친구이자 라이벌이었던 란과 애경? 아니면 서로가 서로를 잡아먹게 된 두 옥희? 아니다. 인터넷이란 욕망의 물레를 끊임없이 돌리며 희생양 메커니즘의 실을 무한히 잣고 있는 우리 자신이다.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소화한 배우 이지하는 3중 극중극 구조를 지닌 일본 번역극 ‘연애희곡’에서 보여주었던 능수능란한 변신술을 통해 서로 다른 듯하지만 결국 우리 모두를 닮은 만인(萬人)의 초상을 페이소스 짙은 웃음의 연기로 형상화해냈다. 변덕스러운 여론을 대변한 김기자 역 최지훈의 능청맞은 연기는 지켜보는 기자의 가슴을 뜨끔하게 했다. 스포츠 중계의 캐스터와 해설가 역할을 수행하며 극의 흐름을 적절히 견인한 견자(見者·이태형)와 의사(박혁민)의 기지 넘치는 만담도 볼만하다.


12월 2일까지 서울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2만5000원. 02-889-3561∼2

권재현 기자 confett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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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숲 속이 잠자는 옥희'의 한 장면. 물레 바늘에 찔린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든다. (사진=강일중)

동화 패러디해 악성루머 폐해 고발

배우 옥희·작가 옥희 1인2역 볼만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떠오르게 하는 제목이다.

그 연상처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무대 위에 오른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우리에게 익숙한 샤를 페로의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작품이다.

결론은 완전히 다르다. 동화 속 공주는 멋진 왕자의 키스로 저주의 마법에서 풀려난다. 연극 속 옥희는 영원한 잠 속에서 구원받지 못한다. 연극 속의 저주는 아무 근거 없는 소문과 비방, 악성 인터넷 댓글이다. 우연히 똑같은 이름을 가진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는 모두 허황되고 파괴적인 언어의 희생자가 되면서 무너져 내린다.

극 중 두 옥희는 서로 본 적이 전혀 없는 인물들이다.

중견 여배우 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 배우인 애경의 갑작스러운 죽음 이후 온갖 악랄한 소문에 시달린다. "옥희가 치열한 경쟁관계 속에 있던 애경을 죽인 것이나 다름없다"라는 비방글이 인터넷에 확산된다.

한편 작가 옥희는 오랜 절필 생활 끝에 첫 소설을 출판하게 된다. 우연히 이 소설은 등장인물의 이름만 다를 뿐 배우 옥희와 애경 사이의 경쟁관계를 그대로 묘사한 것이다. 누리꾼들은 배우 옥희가 애경을 죽도록 한 것이 소설을 통해 입증됐다고 난리다. 더구나 소설의 일부 내용이 작가 옥희가 직접 쓴 것이 아니라 자살한 옥희의 친구 란이가 쓴 원고에서 발췌됐다는 의심이 생기면서 상황은 걷잡을 수 없을 정도로 꼬인다.

(사진=강일중)

서로 다른 인물이지만 두 옥희는 공통점이 있다. 진실을 밝히고,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하려 하지만 모두 무위로 끝난다는 점이다. 결국 비방의 대상이 되고, 마녀사냥의 표적이 된 옥희는 영원한 잠에 빠져 깨어나지 못하게 된다. 인터넷 세계에서의 무책임한 공격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로 파괴된 사람들의 상징적인 모습이다.

이 연극의 재미와 흡인력은 한 명의 배우가 극 중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두 역을 모두 맡아 연기하는 데서 나온다. 이지하 배우는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역을 넘나들며 진실을 밝혀내지 못하고 길을 헤매는 두 인물의 방황하는 모습을 절절하게 그려낸다. 이지하 배우는 2년 전 극·극중극·극중극 속의 극 등 3중 구조를 가진 연극 '연애희곡'(원작 고카미 쇼지·연출 이해제)에서 순간순간 연기변신을 해야 하는 방송작가 역을 순발력있게 처리해 호평을 받았었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쓴 최치언 작가의 최근 희곡들은 거의 난해한 편이다. '연애희곡'처럼 3중 구조를 가진 '미친극'(2010년 초연, 연출 이성열)이나 올해 발표된 '나의처용은밤이면양들을사러마켓에간다'(연출 이성열), 2009년 초연된 '언니들'(연출 문삼화)이 다 그랬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의 경우 역시 복잡성을 갖고는 있지만 악성댓글의 만연 같은 인터넷 문화의 폐해 등 비교적 익숙한 소재로 이야기를 꾸몄고, 누구나 다 아는 동화를 패러디함으로써 작품에 보다 쉽게 공감할 수 있도록 했다.

만화영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 영상을 중간중간 삽입하고, 동화에서처럼 옥희를 잠들게 하는 물레를 중요한 소도구로 사용해 장면에 대한 친숙감을 높였다.

무대 주변에 둥그렇게 둘러 나무들을 배치해 온갖 악성 소문들이 확산되는 공간, 또 옥희가 길을 잃고 방황하는 공간으로서의 숲 이미지를 짙게 풍겨낸다.

옥희가 처한 상황이나 악성 댓글이 범람하는 사회에 대한 정신분석학적 진단을 하는 의사와 사회현상에 대한 이성적 호기심을 가진 인물로서 견자(見者)가 극 진행의 속도를 조절하는 역할을 맡도록 한 것이 흥미롭다.

◇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 극단 백수광부(대표 이성열) 제작. 2011년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 선정작.

만든 사람들은 ▲작 최치언 ▲연출 이성열 ▲무대 손호성 ▲드라마투르그 김옥란 ▲조명 김성구 ▲의상 박소영 ▲음악 김동욱 ▲영상 윤형철 ▲영상 일러스트 우소영 ▲조연출 김은선.

(사진=강일중)

출연진은 이지하·임진순·최지훈·김현영·박정민·김준태·박혁민·이태형·김경회·선은혜(동화 내레이션)·윤서정·김란희·김경회(이상 3명 동화 목소리 출연).

공연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다음달 2일까지. 공연문의는 ☎02-889-3561, 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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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저널21·이슈포커스·이코노미컬쳐] 2011 창작팩토리 연극 우수작품제작지원에 선정된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가 11월 22일부터 12월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공연된다.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악플로 얼룩진 인터넷 문화의 폐해를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Sleeping Beauty)’를 패러디하여 표현한 작품이다.
 
연극의 주인공인 배우 김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이였던 배우 애경에게 물레가 담긴 소포를 받는다. 이후 갑작스런 애경의 죽음으로 배우 옥희를 둘러싼 악랄한 소문과 유언비어들이 인터넷에 유포되는 한편, 동명의 작가 김옥희가 오랜 절필 끝에 새롭게 출간한 소설 속 허구의 이야기가 배우 김옥희와 애경의 이야기가 일치하는 믿기 힘든 일이 벌어진다.
 
공연 관계자는 “무책임한 공격성, 존재의 불안정성, 가해자와 피해자의 동일성, 사실에 근거하지 않는 상업적인 기사들, 마녀사냥 하듯 진행되는 인터넷 토론 문화 등 진실이 무엇인지 갈수록 헛갈리게 되는 혼란과, 그 속에서 상처 받는 사람들, 더 나아가 상처 속에 잠든 이들의 문제를 되돌아 본다”고 전했다.
 
이 연극으로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이 <밤비 내리는 영동교를 홀로 걷는 이 마음>, <미친극>, <언니들>, <삼국유사 프로젝트 -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에 이어 다섯 번째로 호흡을 맞춘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옥희’와 ‘작가 옥희’ 1인 2역을 소화하며 극단 백수광부의 임진순, 최지훈, 김현영, 박정민, 김준태, 박혁민, 이태형 등이 출연한다.
 
이영경 기자 lyk@mhj21.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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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심과 불안에 잠식된 현대인의 자화상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

(서울=연합뉴스) 한미희 기자 = 극단 백수광부는 오는 22일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연극 '숲 속의 잠자는 옥희'를 공연한다.

'미친극' '언니들'에 이어 최근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나의 처용은 밤이면 양들을 사러 마켓에 간다'를 선보였던 최치언 작가와 이성열 연출 콤비가 새로 선보이는 '숲 속의 잠자는 옥희'는 악성 댓글로 물든 인터넷 문화를 꼬집는다.

동화 '잠자는 숲 속의 미녀'를 패러디한 이 작품은 대중의 마녀 사냥으로 고통받는 사람들이 스스로 삶을 포기하는 극단적인 방법으로 결백과 억울함을 호소할 수밖에 없는 비상식적인 현실을 담았다.

또 사실과 진실 사이에서 의심과 불안에 잠식돼 길을 잃은 현대인의 자화상을 함께 그렸다.

한참 주가를 올리던 중견 배우 김옥희는 오랜 친구이자 라이벌인 애경에게 물레가 담긴 소포를 받는다. 애경이 갑작스럽게 죽자 옥희를 둘러싼 악랄한 소문과 유언비어가 유포된다.

동명 작가 김옥희가 오랜 절필 끝에 새로 출간한 소설은 배우 김옥희와 애경의 이야기와 그대로 일치한다.

한 번도 만난 적 없는 두 사람은 언론과 누리꾼에 의해 얽히면서 사태는 걷잡을 수 없이 커진다.

배우 이지하가 배우 김옥희와 작가 김옥희로 1인 2역을 한다.

다음 달 2일까지. 대학로예술극장 소극장.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7시, 일 오후 3시. 2만5천원. ☎02-889-3561

eoyyie@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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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나무는 신발가게를…'


(사진=강일중)

윤영선 5주기 기념 페스티벌 참가작

우화 등을 통한 메시지 전달 돋보여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

작품 제목이 흥미롭다. 2007년에 53세로 세상을 떠난 이 작품의 원작자 윤영선에 대한 묘사도 동일선상에 있다. 그는 "나무가 되고 싶었던 극작가"였다. 그에게 나무나 신발가게는 어떤 의미였고, 왜 나무가 되고 싶어 했을까?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공연 중인 '나무는 신발가게를…'은 우화를 비롯한 콜라주 형식의 몇 가지 이야기들을 통해 그 물음에 대한 답을 보여준다.

각기 다른 에피소드 중 비교적 이해가 쉬운 우화를 통해 관객은 '나무'와 '신발가게'의 의미와 어렴풋하게나마 만난다.

(사진=강일중)

첫 번 우화에 등장하는 동물은 원숭이와 돼지. 자연 속에서 자연이 주는 양식을 먹고 사는 원숭이에게 어느 봄날 돼지가 찾아와 꽃신을 선사한다. 처음에는 적응하는 데 좀 힘이 들었지만 원숭이는 꽃신이 아주 편하다고 생각한다. 거친 길을 갈 때는 더욱 그랬다. 돼지는 가을에도 찾아와 꽃신을 선사했고 원숭이는 점차 꽃신이 없으면 살 수 없게 된다. 그렇게 되자 돼지는 조금씩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했고 그 수준을 높여간다. 원숭이가 그 수준을 감당하지 정도에 이르자 이번에는 원숭이를 노예처럼 부린다.

두 번째 우화에는 원숭이와 인간이 등장한다. 이번에는 원숭이가 돼지와 비슷한 역할을 한다. 원숭이는 인간들에게 아무 대가 없이 원전을 지어주겠다고 한다. 처음에는 의아하게 생각하던 인간들은 생활이 편해질 수 있다는 말에 "그렇게 하라"고 한다. 인간은 점차 원전에 길들여지고 그것 없이는 살 수 없는 상황에 이르자 원숭이는 인간을 향해 대가를 요구하기 시작한다.

이런 이야기들을 통해 이 작품은 '신발'은 문명을, 맞지 않는 신발 속의 부르튼 발은 문명의 부산물인 온갖 오염 속에서 고통받는 인간의 몸을 상징한다는 것을 드러낸다. '나무'는 오염되지 않은 건강한 땅에 굳건히 뿌리를 내리고 손을 하늘로 뻗치면서 새의 둥지를 만들어주기도 하는 원시의 생명력이라는 느낌으로 다가온다.

이 작품의 원작은 1999년 윤영선 극작가가 쓴 같은 제목의 초고다. 7쪽 정도의 짧은 길이로, 준비 중인 희곡의 줄거리나 작가 노트 또는 머리에 떠오르는 시상(詩想)을 정리해 둔 것 같은 글이다. 이 초고에서 발전된 대본으로 2000년에 이성열 연출에 의해 초연이 이뤄졌다. 윤한솔 연출의 작품은 이성열 연출이 무대화한 작품과는 완전히 다른 것이다. 윤 연출이 초고를 보고 원작자가 그 당시 인간의 삶 또 이 세계에 대해 어떤 고민을 했을까를 상상해 새로이 만들어낸 것이다. 초고의 내용이 상당 부분 작품 속에 대사로 언급되지만 문명의 발전 속에서 스러져가는 인간의 몸을 표현하는 여러 장면이 추가됐다. 특히 환경의 오염 이미지가 강하게 표현됐다.

작품은 기승전결의 구조를 하지 않지만 대본과 장면의 이미지와 메시지 전달력이 돋보인다. 진지하고 철학적인 이야기들도 나오면서 난해한 부분도 있다. 그리스 신화 속의 오이디푸스의 발, 새뮤얼 베케트가 쓴 '고도를 기다리며' 중의 신발같이 상징적인 의미를 내포하는 대사들도 종종 나온다. 대신 이미지가 강렬하다. 또 극 전체로는 코믹한 요소가 많이 들어갔다. 원숭이와 돼지 또는 원숭이와 인간들이 등장하는 우화는 익살스러움 속에 현대인이 겪는 고통의 단면을 명료하게 드러내 보인다. 태아와 엄마가 노사협상 처럼 마주 앉아 서로 주장을 팽팽하게 펴는 장면도 마찬가지다.

무대 바닥에는 천 쓰레기 더미가 깔렸고 그 속에 신발이나 빵이 묻혔다. 문명의 부산물인 폐기물과 오염의 느낌을 준다.

마지막에 한 배우가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의 대사가 포함된 윤영선 작가의 초고 내용 일부를 객석을 향해 낭독한 후 무대를 빠져나간다. 그 이후 암전이 되지 않는 상태에서 몇 분 동안의 정적이 흐른다. 윤영선 작가에 대한 추모의 장면이라고나 할까? 이어 암전과 함께 배리 맥과이어의 '파괴의 전야(Eve of Destruction)'를 한대수가 번역해 부른 노래가 절규처럼 흘러나오면서 극장 문을 나서는 관객들의 마음속에 작품의 메시지를 강하게 꽂는다.

(사진=강일중)

욕망의 정글 속에서 살아가기보다 나무가 되어 한 곳에 뿌리를 박고 새의 둥지가 되어 주고 싶어했던 따뜻한 사람'이었다는 평가를 받는 윤영선의 5주기를 맞아 그를 추모하기 위해 만들어진 '윤영선 페스티벌'의 마지막 작품이다.

이 작품에 앞서 페스티벌 작품으로 같은 정보소극장 무대에서 '맨하탄 1번지'(연출 이곤)와 '임차인'(연출 류주연)이 공연됐었다.

◇ 연극 '나무는 신발가게를 찾아가지 않는다' = 극단 그린피그(대표 윤한솔) 제작.

만든 사람들은 ▲원작 윤영선 ▲연출 윤한솔 ▲글쓰기 전현성 ▲드라마터그 김민승 ▲무대 손호성 ▲조명감독 김창기 ▲조명 최보윤 ▲의상 이유선 ▲음악 민경현 ▲조연출 박현지.

출연진은 곽동현·박기원·박하늘·이동영·이정호·이필주·임정희·정대용·정양아·황미영.

공연은 대학로 정보소극장에서 오는 30일까지.

ringcycle@naver.com

(사진=강일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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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죽음의 춤 2'



 

지옥같은 결혼생활 끝의 깨달음 소재

진지한 주제 희극적 요소 넣어 펼쳐내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지옥같은 결혼생활. 부부는 끝없이 서로 할퀸다. 부인은 남편이 어서 죽어버렸으면 한다. 실제 협심증이 있는 남편은 흥분 상태에 빠져 쓰러진다. 그 상황에서 대놓고 쾌재를 부르는 부인. 그러나 남편은 잠깐 실신했을 뿐 부스스 일어난다. 또다시 절망하는 부인. 증오스러운 결혼생활은 이어진다.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 '죽음의 춤 2' 내용이다. 작가는 '현대연극의 아버지'란 불리는 스웨덴 극작가 아우구스트 스트린드베리이. 일생 세 번 결혼했으며 평소 "결혼은 감옥과 같다"라고 헌 그의 결혼관이 반영된 연극이다.

전체로 보아 희극 느낌이 짙다. 예를 들어 갑자기 남편이 정신을 잃자 그가 죽은 것으로 착각하고 환호하는 부인의 모습은 희극적일 수밖에 없다. 극에서 묘사되는 두 쌍의 삼각관계 역시 재미를 돋우는 부분이다.

극 공간은 '작은 지옥'으로 불리는 조그만 섬. 이곳에 사는 군인인 에드가르 대령과 알리스는 부부. 그 사이에 검역소에서 일하는 쿠르트가 끼어든다. 쿠르트는 알리스의 사촌오빠. 둘은 과거 사랑했다. 쿠르트는 그러나 에드가르의 도움을 받아 생활이 안정됐다. 에드가르는 쿠르트의 삶이 안정된 것을 빌미로 쿠르트로부터 많은 것을 얻어내려 한다, 에드가르 하는 일이 하나부터 열까지 마음에 들지 않는 알리스는 쿠르트 앞에서 남편을 끝없이 비난하며 사촌오빠와의 삶을 꿈꾼다.


다른 하나의 삼각관계는 이들의 자식들이 축을 형성한다. 에드가르와 알리스의 딸 유디트는 활달하고 거침없는 성격으로 관심도 애정도 아닌 애매모호한 태도로 쿠르트의 아들 알란과 또 다른 인물인 해군중위를 놀리고 괴롭히는 걸 즐긴다. 유디트의 이런 태도에 알란은 고통받는다. 더구나 에드가르는 자기 또래 나이의 사단장과 유디트를 정략적으로 결혼시키기 위해 그 일에 방해가 되는 인물인 알란을 섬을 떠나 다른 곳으로 가게 한다.

극은 이들 두 삼각관계에 있는 인물들이 서로에 대해 지닌 애증과 고통과 복수의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낸다.

흥미로운 점은 등장인물들이 어렴풋하게 사랑이 무엇인지 깨달으면서 끝난다는 것이다. 결국 협심증으로 숨진 에드가르가 죽으면서 남긴 말은 "그들을 용서하라,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이다. 해군중위로부터 에드가르가 한 마지막 말을 전해들은 알리스는 "난 그이를 사랑했었던 것 같아요"라며 아파한다. 유디트는 알란이 섬에서 떠나게 됐다는 소식을 들으면서 자신이 알란을 사랑했음을 느낀다.

이런 결말은 스트린드베리이의 다른 작품들과 통하는 점이 있다. 그는 '꿈' 같은 작품들을 통해 지옥같은 삶의 장면들을 펼쳐내면서도 끝에는 결국 삶에 대한 애착을 드러내고 어리석은 인간들은 결국 고통스러운 과정을 거쳐서야만 삶의 의미를 깨닫게 된다는 메시지를 전한다.

'죽음의 춤 2'에 대해서는 다른 해석도 가능하다. 그의 결혼관과 삶의 태도가 반영된 작품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남편인 에드가르가 '용서'의 메시지를 전하고, 그 말을 들은 알리스가 사랑을 깨닫도록 함으로써 실제 삶에 있어서 스트린드베리이(남자, 남편) 자신의 관대함과 정당성을 극중 인물의 대사로서 드러낸 것이라는 느낌도 든다.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의 '죽음의 춤 2'는 원래 대본에 없는 인물인 영화편집감독과 그의 대사가 추가된 것이 중요한 특징이다. 무대에 등장하는 인물들은 이미 죽어 구천(九泉)을 떠도는 영혼들이다. 객석 우측 뒤에 자리한 영화편집감독이 알리스 영혼의 요청으로 그녀의 삶을 영화로 편집하는 것이 연극의 장면들이다.

이런 콘셉트에 따라 극 중간에 배우들이 영화필름을 뒤로 돌리듯 역방향의 연기를 하기도 한다. 또 당장 대사가 없는 배우들의 경우 무대 구석구석에서 아무런 움직임 없이 조각 같은 모습을 한다. 또 영화편집감독의 대사를 통해 '티베트 대사의 서'를 인용하면서 작품 속에 불교적 색채가 들어있음을 드러낸다. 알리스 영혼이 두려움과 집착을 떨치고 구천을 떠날 수 있도록 한다는 의미가 담긴 것이다.


무대는 무대 바닥에서 약간 떠 있다. 극중 공간이 바다 위에 떠 있는 섬, 또는 갇혀 있는 지옥 같은 삶을 상징적으로 드러내는 구조다. 그로테스크한 느낌을 주는 무대 위에서 배우들이 골고루 좋은 연기를 펼친다.

이 작품은 1-2개월 전 공연이 이뤄졌던 '죽음의 춤 1'(김재엽 연출, 게릴라극장), '스트린드베리이와 춤을'(장용휘 연출, 국립극단 소극장 판) 등 두 작품과 내용의 큰 뼈대는 같다. 그러나 앞의 두 작품에는 에드가르, 알리스, 쿠르트 3명만 출연하는 데 비해 '죽음의 춤 2'에는 그들과 함께 알란, 유디트, 해군중위가 등장해 제2의 삼각관계를 만들어내고 부모의 인자가 아랫세대로 물려지는 듯한 느낌으로 이야기가 확대 재생산된다.

◇ 연극 '죽음의 춤 2' = 극단 풍경(대표 박정희) 제작. 스트린드베리이 서거 100주년 기념 페스티벌 참가작. 극단 풍경 10주년 기념 세 번째 공연.

만든 사람들은 ▲번역 이정애 ▲연출 박정희 ▲무대 이윤수 ▲조명 성미림 ▲음악 김동욱 ▲의상 조상경 ▲드라마투르그 김미애 ▲분장 백지영 ▲소품 장경숙 ▲편집과정 자문 김민지·임호경 ▲조연출 양종민.

출연진은 정재진(영화편집감독 역)·김정호(에드가르 역)·김성미(알리스 역)·황정화(유디트 역)·강동수(쿠르트 역)·최재형(알란 역)·김준원(해군중위 역).

공연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오는 30일까지. 공연문의는 코르코르디움 ☎02-889-3561,356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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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리뷰> 연극 '크레이브'/'나의 검은 날개'


'크레이브'의 무대. 영상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사진=강일중)

두 작품 모두 극 형식에 실험성

각각 영상·움직임 이미지 강해

(서울=연합뉴스) 강일중 객원기자 = '더블빌(Double Bill)'. 보통 영화에서 두 편을 동시상영할 때 쓰는 영어다. 아주 오래전 서울의 변두리 극장에서는 개봉관을 거친 영화 두 편을 모아 연속 상영하는 것이 유행한 적도 있었다. 입장권 1매로 영화를 두 편 보는 것은 더블빌이 주는 매력의 하나였다. 요즘에는 해외의 무용 공연 안내문에서도 '더블빌' 또는 '트리플빌'이라는 용어를 자주 본다. 한 편에 20-30분짜리 소품 2편 또는 3편을 한꺼번에 보여주는 공연이다.

서강대학교 내 메리홀 소극장 무대 위에 오른 '크레이브/나의 검은 날개'는 더블빌 연극이다. 더블빌이 대개 국립극단의 '단막극 연작'이나 '2인극 페스티벌' 같은 시리즈물에만 있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별난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두 편은 기획시리즈도 아니고, 짧은 것도 아닌 각각 1시간가량의 작품들이다.

둘을 묶어 보여줄 만한 이유는 굳이 찾아보면 있다. 우선은 모두 극단 여행자(대표 양정웅)의 스태프와 배우들이 만들어낸 작품이다. 극의 형식에 실험성이 있다는 것도 같다. 하나를 더 붙이면 두 작품 모두에 깊은 절망감이 깔렸다는 점이다.

'갈망하다'라는 뜻의 영어 제목 '크레이브'는 1999년 28세 나이에 자살로 생을 마감한 영국의 천재 극작가 사라 케인이 죽기 직전 해에 쓴 작품이다.

테이블 왼쪽부터 B역 안태랑 배우-C역 장지아 배우-A역 김상보 배우-M역 김은희 배우. (사진=강일중)

양정웅 연출이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무대화한 이 작품은 형식이 매우 독특하다. 이 작품에서는 영상 이미지가 거의 다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영상 비중이 크다. 전통적인 개념의 몸 연기는 없다. 영상으로 투사된 얼굴이 드러내는 표정연기만 있을 뿐이다. 희곡낭독회를 영상장비의 도움을 받아 하는 것 같은 착각이 일 정도의 특이한 형식이다. 네 명의 배우는 무대 중앙에 각자 컴퓨터가 놓인 테이블을 앞에 두고 앉아 있다. 각 배우 앞에는 영상카메라가 얼굴 높이로 서 있다. 카메라가 잡은 배우의 얼굴 클로즈업 영상은 무대 뒷면에 2X2의 큰 사각액자틀 형태로 투사된다. 배우들은 컴퓨터 화면의 대본을 보면서 극적인 대사치기와 표정연기를 한다.

영상에 나타난 표정이 핵심 이미지인 이 연극은 논리적으로 이해할 수 없는 대사로 그득하다. 각각 두 명의 남자배우와 여자배우가 등장하지만 대본 상의 인물은 A,B,M,C라고만 설정되어 있고 성별 구별 또는 나이에 대한 언급도 없다. 더구나 관객은 등장인물이 A,B,M,C인 것 조차 모른다. 이들이 토해내는 말들은 서로 의식하며 하는 대화가 아니다. 흡사 정신분열증이 있는 사람의 머릿속에 순간순간 떠오르는 과거의 기억을 그대로 말로 풀어낸 것 같다. 그 기억들이란 강간, 간음, 소아성애, 마약, 정신장애, 살인, 자살. 이런 것들이다. 가끔 이들 A,B,M,C 사이에 한 사람이 얘기한 데 대한 응답 느낌의 대사가 오가기는 하나 얼마 안 있어 연결고리는 거품처럼 사라져 버린다. 등장인물은 넷이나 이들이 각자 하는 말들은 여럿이 아닌 한 인간의 내면에서 나오는 소리다. 독백 같은 말이기 때문에 네 명이 서로 보는 일은 없다. 모두 거의 정면을 응시한 채, 때로는 절규하기도 하고, 미친 듯 웃기도 한다.

영상 속의 등장인물 표정과 대사를 통해 그의 아픔을 읽어내고 고통의 감정을 느낄 수 있도록 연출된 작품이다. 대사는 난해하지만 영상과 하나하나의 언어가 주는 이미지가 워낙 강렬하고 시적이어서 아픔의 전이를 가속화시킨다.

배우들은 얼굴이 아주 깊게 클로즈업되어 공연시간 한 시간 내내 관객의 시선으로부터 숨을 곳이 없다. C 역을 한 장지아 배우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양정웅 연출이 연극 작품에서 영상 이미지를 적극 활용한 것은 최근 들어 이 작품이 두 번째다. 그는 앞서 국립극단의 '삼국유사 프로젝트' 중 하나인 '로맨티스트 죽이기'에서도 무대 위에 카메라맨을 배치, 등장인물들을 모습을 무대 뒤 스크린을 통해 볼 수 있도록 하는 등 요즘 들어 부쩍 영상 쪽에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크레이브'가 영상 이미지 위주의 연극인데 비해 더블빌의 다른 한 작품인 '나의 검은 날개'는 배우들의 움직임이 극의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큰 역할을 한다. 이 작품은 알랭 드 보통의 저서 '불안'을 모티브로 출연진이 공동창작한 작품이다. 불안감을 초래하는 다섯 가지 요소, 즉 사랑결핍·속물근성·기대·능력주의·불확실성의 이미지를 몸짓과 대사로 풀어낸다. 이미지의 일관성은 있으나 각 장면 간에 직접적인 연결고리나 이야기 구조가 없는 콜라주 형태.

마임 동작을 통해 왕따 심리, 힘있는 자에 들러붙지 못할 때의 불안감 등을 표현하는가 하면 돌잔치 때 아기가 진짜 원하는 것과는 상관없이 부모가 원하는 것을 억지로 쥐여주는 돌잡이 모습이 움직임으로 형상화된다. 진지한 주제를 다루면서도 여러 장면에 익살스러움이 담겨 있다.

'나의 검은 날개'의 한 장면. (사진=강일중)

일부 장면들의 몸동작이 너무 구체적이며 가벼운 마임 같은 느낌을 주면서 오히려 전체를 관통하는 메시지의 전달력을 약화시키는 듯 하다.

경제적인 문제에서 생기는 불안감을 소재로 한 가난한 맞벌이 부부의 장면에서도 비슷한 느낌이 있다. 흔한 현실의 이미지를 너무 직접적인 대사로 꾸며내면서 아픔이 반감된다.

◇ 연극 '크레이브' = 만든 사람들은 ▲작 사라 케인 ▲번역 최영주 ▲연출 양정웅

출연진은 안태랑(B 역)·김은희(M 역)·장지아(C 역)·김상보(A 역).

◇ 연극 '나의 검은 날개' = 만든 사람들은 ▲연출 조최효정.

출연진은 한상훈·정수영·이화정·정종현·박미영·김호준·김수정·정정숙.

이상 두 작품의 공동 스태프는 ▲음향 이범훈 ▲조명 김성구 ▲음악 허안 ▲무대 이은규 ▲의상 이수왕 ▲움직임 김진곤·안현숙 (나의 검은 날개) ▲영상 윤세준 ▲무대감독 이대웅 ▲조연출 남승혜·이진경·강보라.

'나의 검은 날개'의 한 장면. (사진=강일중)

공연은 서강대학교 메리홀 소극장에서 오는 28일까지. 공연문의는 코르코르디움 ☎02-889-3561~2.

ringcycle@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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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편한 실험극이 주는 '힐링'의 역설

연출가 양정웅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극작가 사라 케인(1971-1999, 영국)의 작품 '크레이브(Crave)'를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리는 연출가 양정웅. 이번 작품은 12월 17일부터 28일까지 서강대에서 메리홀에서 공연된다. 2012.12.16 yalbr@yna.co.kr .

사라 케인의 '크레이브' 국내 초연..양정웅 연출 인터뷰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C 내 마음은 텅 비었어/ M 왜 웃고 있어요? /C 누군가 죽었어 /B 내가 웃고 있다고 생각해? /M 왜 엉엉 울지요?/C 당신은 내게 죽은 사람이야."

영국 극작가 사라 케인(1971-1999)의 희곡 '크레이브(Crave)'의 일부다.

A, B, C, M이라 불리는 4명의 화자는 저마다 말을 풀어놓지만 행간에서 논리적인 흐름은 찾아볼 수 없다.

이들의 언어는 일정한 의미나 메시지는 관객에게 친절하게 배달되지 않고, 발화(發話)되는 순간 공중으로 흩어져 사라진다.

스물여덟 살에 요절한 그가 남긴 희곡 다섯 편 가운데 네 번째 작품인 크레이브가 국내 초연된다.

양정웅(44) 연출이 이끄는 극단 여행자는 17일 서강대 메리홀 무대에 이 작품을 올린다.

공연 개막에 앞둔 14일 양 연출을 서강대에서 만났다.

연습으로 분주해 보였지만 국내에 처음 선보이는 작품인 만큼 기대가 커보였다.

"크레이브 공연은 2009년 독일 베를린에서 처음 봤습니다. 2005년에는 희곡 텍스트로만 접했었고요. 언어가 참으로 아름답고 시적이라는 생각했는데 이번에 직접 공연해 볼 기회가 왔습니다."

크레이브는 갈망한다는 뜻이다. 단지 '원한다(want)'의 차원을 넘어 강렬한 갈증을 내포한다.

심각한 우울증에 시달리다 스스로 목숨을 끊은 케인은 이 작품으로 무슨 말을 하고 싶었던 걸까.

"절망을 이기려 했던 몸부림이 아니었을까요. 세상과 소통하고자 한 갈망과 열정을 새로운 방식의 글쓰기를 통해 표현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또 극 중 '자유낙하'를 통한 자유를 말하는 대목이 있어요. 20세기 마지막 천재 작가라고 불리는 케인에게서 1930년대의 요절한 작가인 이상의 '날개'를 떠올려 볼 수도 있겠죠."

그는 이 난해한 실험극에서 '힐링'이라는 열쇳말을 찾았다.

겉으로는 지극히 정상적으로 살지만 내면은 상처투성이인 사람들을 치유하는 것이 이번 연극의 몫이라고 설명한다.

하지만 바로 이해가 되지 않았다.

보통 '힐링'은 편안함, 고요함, 평화로움과 같은 정서를 일으키는 말인데 일정한 서사도 없이 거친 말들을 툭툭 내뱉는 이 실험극에서 관객은 어떤 방식으로 치유된다는 것인가.

양 연출은 상처를 위로하고 보듬는 전형적인 '힐링'이 아니라고 말했다.

연출가 양정웅 (서울=연합뉴스) 유용석 기자 = 극작가 사라 케인(1971-1999, 영국)의 작품 '크레이브(Crave)'를 처음으로 국내 무대에 올리는 연출가 양정웅. 이번 작품은 12월 17일부터 28일까지 서강대에서 메리홀에서 공연된다. 2012.12.16 yalbr@yna.co.kr .

"인정하든 부정하든 세상엔 왜곡된 사랑, 절름발이 사랑은 존재합니다. 사람 내면엔 외로움과 상처, 어두운 본성도 있습니다. 부정하고 있던 이러한 내면의 모순을 인정하는 일은 고통스럽고 힘든 일입니다. 자기 인식의 순간은 상당히 처절하죠. 관객이 감추고픈 자신의 모습을 똑바로 응시하도록 하는 것이 이 연극의 몫입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 '불편한' 치유 방식을 택했을까.

"내면의 아픔을 끄집어내 이를 언어화할 때 그 자체로 치유일 수 있습니다. 파편적인 인물의 이야기 속에서 관객은 자신의 일그러짐을 직시하고 현재를 인식하고 성찰하는 거죠."

실제 등장인물이 토로하는 말은 일그러진 기억과 상처에 관한 것이다.

"그래 난 떨고 있어요. 그 여자에 대한 기억에 흐느끼면서, 그 여자가 나를 사랑했을 때, 내가 그 여자를 고문하는 사람이 되기 전, 그 여자가 내게 끼어들기 전, 우리가 오해하기 전, 말 그대로 내가 그 여자를 본 바로 그 첫 순간, 미소를 짓고 햇빛 가득 담은 그 여자의 눈, 그때 이후 내내 맹렬히 벗어나는 그 순간에 대한 슬픔으로 몸서리쳤지." (크레이브, A의 말 중)

"그러나 아버지는 그랬지. 열여덟 살에 자동차 사고로 코가 부서졌어. 난 이걸 얻었지. 유전적으로 불가능하지만, 이걸 얻었어요." (크레이브, B의 말 중)

양 연출은 관객 각자에게 이미지로 파고드는 말이 극 중에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콜라주처럼 흩어진 독백입니다. 등장인물 사이에도 정해진 인터렉션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관객도 마찬가지입니다. 무대 위 배우의 말을 논리적으로 이해하기보다 자신의 마음을 파고드는 이미지를 인식하고 그대로 느끼면 되는 겁니다."

이번 공연은 '사랑의 역설 그리고 힐링'이라는 주제로 조최효정 연출의 신작 '나의 검은 날개'와 함께 선보인다.

양 연출은 두 작품 간에도 논리적인 연관성을 찾을 필요는 없다고 했다.

다만 관객이 각자의 답을 찾아가면 된다고 했다.

"본질을 파악하는 데는 여러 가지 방법이 있습니다. 정답이 존재하지 않죠. 이 작품에 대한 이해를 바라지는 않습니다. 누군가가 누군가에게 영감을 주고, 영감을 받는 만남이라고 보면 좋겠습니다. 낯설고 익숙하지 않은 드문 만남 말입니다."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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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편 나버린 대사 상처와 불안 투영

<크레이브>(CRAVE)

리뷰 l 크레이브·나의 검은 날개

#장면1

무대 위에서 두 쌍의 남녀들이 말을 쏟아내고 있다.

엠: 난 진짜 삶을 원해.

비: 진짜 사랑.

에이: 뿌리가 튼튼하고, 가지가 잘 자라고 햇빛도 잘 받고.

시: 넌 있는데 난 없는 건 뭐야?

에이: 나.

비: 나 그 모든 걸 너와 함께하길 원해.

언뜻 대화 같지만 논리적인 흐름이 없다. 네 사람은 애써 자신의 고백을 털어놓지만 언어는 서로 소통되지 않은 채 분절을 반복할 뿐이다.

 

#장면2

한 아이가 돌상을 받는다. 부모·친척들이 반짝이는 모빌을 하나씩 들고 아이 주변을 맴돈다. 아이가 손을 뻗어 모빌을 잡으려 하자 “아니야 안 돼!” 하며 피한다. 다른 것을 잡으려 하자 또 피한다. 모빌은 하나둘 사라지고 마지막 하나만 남는다. 부모는 거부하는 아이에게 잡으라고 강요한다.

극단 여행자가 17일부터 서울 서강대 메리홀 무대에서 올린 양정웅 연출의 <크레이브>(CRAVE·사진)와 조최효정 연출의 <나의 검은 날개>이다. ‘갈망하다’는 뜻의 <크레이브>는 28살에 요절한 영국 극작가 세라 케인(1971~99)이 남긴 희곡 다섯 편 가운데 네 번째 작품으로 국내 초연 무대이다. 저마다 과거의 상처를 안고 있는 4명의 화자가 교감과 소통 없이 모성, 성적 사랑, 착취적 사랑, 미래의 불안에 대해 들려준다.

막이 오르면 극단 여행자의 간판 배우들인 김은희·장지아·안태랑·김상보씨가 책상과 의자 앞에 앉아서 자신만의 화제를 늘어놓는다. 관객들은 아무런 연극적인 장치의 도움 없이 오로지 무대 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시시각각 변하는 배우들의 얼굴 표정과 대사로만 극을 읽어내야 한다. 그들의 대사는 별다른 의미 없이 파편적인 조각만 나열될 뿐이다. 하지만 그 속에는 지독한 상처와 욕망, 외로움 속에서 몸부림치는 우리의 모습이 보인다.

<나의 검은 날개>는 스위스 작가 알랭 드 보통(43)의 소설 <불안>을 모티브로 삼아 극단 여행자 단원들이 공동 창작한 작품이다. 공연은 최소한의 대사와 격렬한 움직임만으로 이뤄진다. 돌날 아기에게 부와 권력을 강요하는 ‘돌잡이’ 등 현대인이 일상 속에서 겪는 다양한 불안과 모순을 콜라주 형태로 모았다. 28일까지. (02)889-3561~2.

 

정상영 기자, 사진 코르코르디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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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작가 사라 케인 '크레이브' 국내 초연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비운의 천재 극작가로 불리는 사라 케인(1971-1999, 영국)의 작품 '크레이브(Crave)'가 국내 무대에 첫선을 보인다.

극단 여행자는 오는 17-28일 서강대 메리홀에서 '크레이브'를 공연한다고 11일 밝혔다.
연극 '돈키호테', '페르귄트', '한여름 밤의 꿈' 등을 연출한 양정웅의 연출작이다.
작품은 A, B, M, C라는 네 명의 인물이 들려주는 모성, 성적 사랑, 착취적 사랑 등에 관해 얘기를 담았다.
조최효정 연출의 '나의 검은 날개'도 같은 무대에 오른다.
알랭 드 보통의 저서 '불안'의 내용을 모티프로 움직임을 선보이는 작품이다.
두 작품은 '사랑의 역설 그리고 힐링'이라는 주제로 인터미션을 사이에 두고 순차로 공연된다.

평일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3시.
3만원, 문의 ☎02-889-3561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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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단 풍경, 스트린드베리이 100주기 기념 공연



(서울=연합뉴스) 서혜림 기자 = 극단 풍경은 21일-30일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죽음의 춤 2'를 공연한다.

지난 9월부터 이어온 스트린드베리이 100주기 기념 축제 참가작으로 그의 희곡 '죽음의 춤'을 토대로 했다.

배경은 '작은 지옥'이라고 불리는 섬.

이곳 검역소에서 일하는 쿠르트, 여동생 알리스와 그의 남편 에드가르 대령 등 가족 사이의 대립과 긴장을 그린다.

이들의 갈등을 통해 자신을 지키기 위해 서로를 공격하는 인간의 본성과 욕망을 극대화해 표현한다.

특이한 점은 원작에 나오는 인물을 이미 죽은 사람으로 설정한다는 것이다.

망자의 영혼을 위한 영화를 만드는 감독이 이들의 삶을 편집해 보여주는 방식으로 이야기를 전개해 나간다.

연출 박정희, 출연 정재진·김정호·김성미 등
평일 오후 8시, 토 오후 3시·7시, 일 오후 3시. 전석 3만원. ☎02-889-3561.
hrseo@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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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 <죽음의 춤2>

 

스트린드베리 100주기 연극 ‘죽음의 춤2’

 

지옥 같은 부부 관계를 20여년이나 이어오던 아내 알리스는 남편 에드가르가 협심증으로 쓰러져 죽자 비로소 해방감을 맛본다. 그러나 남편이 “그들을 용서하라, 그들은 자신들이 무엇을 하고 있는지 모른다”라는 유언을 남겼다는 말을 듣고 혼란에 빠진다. 그리고 두 사람이 처음 사랑에 빠졌던 스무살 시절의 순수함을 회상하면서 되뇐다. “그 사람은 선하고 고결한 사람이었어! … 난 그이를 사랑했던 것 같아요.”

지난 9월부터 시작된 ‘스트린드베리 100주기 기념 페스티벌’의 주요 공연으로 21일부터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무대에 오른 연극 <죽음의 춤2>(사진)는 한 가족을 지배하는 지독한 애증의 관계를 그린 작품이다. 극단 풍경의 창단 10돌을 기념해 극단 대표 박정희(54) 연출가가 전체 2부로 짜인 원작 <죽음의 춤>의 2부만을 발췌해서 재구성하고 영화의 플래시백 기법으로 연출해서 무대에 올렸다. 연극은 ‘작은 지옥’이라고 불리는 섬에 살고 있는 늙은 부부 에드가르와 알리스 가족의 애증과, 이들과 관계가 얽힌 사람들 간의 갈등과 긴장을 그리고 있다.

막이 오르면 영화 편집감독(정재진)이 등장해 이 작품이 구천을 헤매고 있는 알리스 영혼의 요청으로 만든 영화라는 사실을 관객들에게 설명하고 영사기를 돌린다. 감독은 극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무대 오른쪽에 마련된 영사실의 변기 위에 앉아 극중 장면을 되돌려서 편집하고 틈틈이 변기 물을 내리는 등 관객들의 감정이입을 방해한다. 연극은 독선과 탐욕, 가부장적 사고의 남편 에드가르(김정호) 대령과 그런 남편이 하루빨리 죽기를 바라는 아내 알리스(김성미), 알리스와 내연의 관계에 있는 사촌 오빠 쿠르트(강동수)의 삼각관계가 한 축이다. 또 부부의 바람둥이 딸 유디트(황정화), 쿠르트의 아들 알란(최재형), 유디트를 짝사랑하는 해군 중위(김준원) 또는 극에는 직접 등장하지 않지만 에드가르가 딸 유디트를 정략결혼시키려는 사단장 등의 삼각관계가 또 한 축으로 극을 지탱한다.

이 작품은 스트린드베리(1849~1912)가 여동생 부부의 은혼식에 대한 반감에서 충동적으로 쓴 희곡으로 알려져 있다. 세 차례의 결혼과 이혼을 겪은 스트린드베리의 눈에는 여동생 부부의 은혼식이 위선으로밖에 느껴지지 않았던 것이다. 그리고 남녀의 관계를 ‘성의 투쟁’으로 보고 ‘결혼은 감옥과 같다’고 보았던 그의 결혼관과 여성혐오가 작품에 녹아 있다. 박정희의 새로운 연출 속에서 원작의 인물들은 이미 죽어 망자가 된 채로 무대 위에 등장해 자신이 죽은 자인지도 모르고 끊임없이 무언가를 욕망하는 행위를 되풀이한다. 30일까지. (02)889-3561~2.

 

정상영 기자 chung@hani.co.kr, 사진 극단 풍경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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